전통시대의 생산양식은 공장제 기계공업 단계에 도달하지 못 하였기 때문에 기계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 단지 장인이 손으로 사용하는 조잡한 연장이 있었을 따름이다.
1880년대 중엽 당오전(當五錢)을 주조하기 위해 수입한 주전기계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 하던 실정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박문국(博文局)·전보국(電報局)과 같은 근대적 기계를 사용하는 관청이 생겨나 외국인 기술자가 초빙되고 유학생이 파견됨으로써 기계공이 출현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였다.
1890년대 이후에는 외국인이 경영하는 광산과 공장이 등장하였고, 또한 일본에서 시계·농기구·철물 등의 제조기술을 배운 유학생이 귀국하여 철물점을 차리기도 하였다. 1920년대 후반 철공소와 같은 일정한 직장에 고용된 기계공은 대부분 문자를 해독하였고, 보통 하루 10시간 노동에 당시 화폐로 2∼3원을 받았다.
따라서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한 달 실소득도 20∼30원에 달하였던 것으로 보아 노동자로서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였다고 생각된다. 한편 오늘날 기계공의 작업내용과 근로조건을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계기제작원
기계학·재료역학·전자기학·물리학·화학 등의 관련 지식을 활용하여, 공작기계·용접장비·열처리장비·정밀측정기구·수공구 등을 사용해서 압력계·온도계·지진계·온도조절계·자동제어 장치와 같은 각종 계기를 생산, 조립한다.
계기제작원의 작업은 작업명세서 없이 대강 그려진 스케치나 구두 지시에 의하여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기계공보다 상당한 창의력과 상상력 및 인내력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계기제작원은 선반조작·연삭기조작·천공기조작과 같이 각종 기계를 조작하고 조립하는 일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보통이나, 고도의 정밀성이 필요한 제품의 작업에는 숙련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작업하는 경우도 있다.
계기제작원의 취업은 주로 계기전문 제조업체에서 이루어지는데, 계기제작에 관련된 직업훈련은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직업훈련소에서 실시하고 있다.
(2) 조립공
가공된 부품을 맞추어 반제품 또는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대부분의 조립공들은 자동으로 제품을 이송하는 컨베이어시스템에서 일을 하는데, 작업조건은 만들어내는 제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정밀제품 조립이나 기타 벤치작업들은 컨베이어벨트나 책상 위에서 일을 하며, 자동차 조립공은 서서 일을 해야 하고, 중장비 조립공들은 용접하는 일에 많은 힘을 쓴다. 산업기계 조립원은 기름이 많이 묻어 있는 부품을 취급하므로 기름을 옷에 묻히고 일을 해야 하며, 사용하는 기계나 장비의 소음이 심하다.
대부분의 조립공들은 조립 공정에서 극도로 분업화된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의 내용이 극히 단순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라인의 속도에 따라 일을 하므로 상당히 큰 심리적 압박감을 받기도 한다.
(3) 산업기계수리공
공작기계·일반기계·섬유기계·인쇄기계 등 산업기계의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고, 고장났을 때에는 신속히 수리하는 일에 종사한다. 산업기계수리공은 기계유지원·보수원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작업시간 중 많은 부분을 예방유지·보수작업에 할애한다.
기계 수리 때 기계수리공은 먼저 고장의 세부적인 원인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기계에서 나는 진동음을 듣고 벨트가 낡아서인지, 모터의 베어링이 약해서인지, 또는 다른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많은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고장의 원인을 진단한 뒤에는 기계를 분해하여 필요한 부품을 수리, 교환한다.
또한 수리공은 부품목록을 보고 유실되었거나 파손된 부품을 교환하거나 청구한다. 또 정비가 끝난 뒤에는 장비의 각 부분을 다시 조립하고 작동상태를 확인, 점검해야 한다. 이들은 불편한 자세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서 찔리거나 긁히는 정도의 경상을 자주 입는다. 또한 이들은 정상근무 외에 야간이나 주말에 비상작업을 하기도 한다.
산업기계 수리공은 고등학교졸업 이상의 학력이 선호되지만 꼭 필요한 조건은 아니다. 다만 공업고등학교나 직업훈련소에서 익힌 기계제도·공업수학·도면해석 등의 교과과정은 이 직종에 종사하여 기능을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자격 면허로는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기계정비기능장, 기계정비기능사, 기계조립기능사, 농기계정비기능사, 중기정비기능사 등이 있다.
(4) 시계수리공
고장난 시계를 분해하여 어느 부분에 결함이 있고 무엇을 교환하여야 하는지를 알아내어 시계가 정확히 작동하도록 수리하는 일을 한다. 기계식 시계가 고장났을 때는 정밀공구를 이용하여 일정한 절차로 시계를 분해하고, 초음파세척기를 이용하여 운동장치를 소제한다.
그런 뒤에 운동장치를 분해하여 파손·마모 또는 헐거워진 부분을 찾아내서 파손된 부품을 교환하거나 조정한다. 그 다음 재조립과정에서 모든 부품을 검사한다. 전자시계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전자검사장비를 사용하는데, 이 기계는 회로를 추적하여 시계의 결함부분을 나타낸다.
시계수리기술은 보통 시계수리학원에서 배우는데, 특별히 학력제한은 없지만 정밀부품에 대한 기계 적성과 손재능이 필요하다. 이 분야의 자격 및 면허로는 1974년 시계수리기능사 2급으로 신설되어 1991년 명칭이 변경된 시계수리기능사가 있다. 시험 시행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며 시계수리 기능은 일반 사설학원에서 익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