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반(吉班)이라고도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어느 가문과 혼인하여 가운이 융성해지고 자손이 번창해지면 이를 길혼(吉婚)이라고 하며, 그 성씨를 길성이라 하여 계속 그 성씨와 혼인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길성이란 사회적인 지체가 비슷한 성씨간의 혼인에서 흔히 발생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사회적 지체가 비슷한 성씨 간에 혼인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가문을 중요시하는 양반가에서는 지체가 낮은 성씨나 가문과의 혼인, 즉 낙혼(落婚)을 큰 수치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길성과의 혼인관습이 언제 발생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조선시대의 양반사회에서는 폭넓게 성행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서 보면, 오래 지속된 길성과의 인척관계가 당쟁으로 인하여, 또는 며느리 개인의 품행 등으로 인하여 끊어져 피성(避姓)·악성(惡姓)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는 달리, 그동안 피성으로 있던 성씨와 사회적 이유 또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인척관계를 맺어 관계가 원만해지고, 그 가문과 혼인을 계속하여 길성이 되기도 한다. 집안의 성쇠에 따라 길성이 바뀌기도 하지만, 당쟁과 같은 큰 사건이 아니면 길성을 좀처럼 바꾸지 않고 계속 관계를 지속시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방의 명문에서는 그와 같은 경향이 더욱 심하고, 길성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길성과의 혼인은 특정한 가문간의 사회적 관계를 밀착시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협력을 증대시키는 한편, 지방의 지체 높은 가문간일 경우는 그 지체를 더욱 상승시키고, 지역에서의 세력기반을 형성함과 아울러 혼반(婚班)을 이루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