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가지 의식절차인 육례(六禮) 중의 하나이다. 납채 뒤 정혼(定婚)의 성립을 나타내기 위하여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서신과 폐물을 보내는 의식을 말한다.
서신을 써서 사자(使者)를 신부집에 보내면 신부집에서 이것을 받아 회답을 써주고 음식을 대접하며, 사자는 돌아와 복명하는 등 납채 때와 그 형식이 같다. 그리고 청단(靑緞)과 홍단(紅緞) 두 끗을 보내며, 그 품질은 빈부에 따라 적당히 정한다.
혼서는 비단 겹보에 싸서 함 속에 넣는데, 신부아버지가 그것을 받아 사당에 고하는 것은 납채 때와 같다. 일부종사(一夫從事)의 뜻으로 신부가 죽을 때 혼서를 관에 넣기도 한다고 한다. 함에 혼서와 채단을 넣은 뒤 무명 여덟 자로 된 함질끈을 구하여 석자는 땅에 끌리게 하고 나머지로 고리를 만들어 함을 지도록 한다. 이것을 봉채(封采)라고 하며, 흔히 ‘봉치’라고도 한다.
아들을 낳고 내외를 갖춘 사람을 ‘함부’로 정하고 서너 사람은 횃불을 드는데, 이는 주로 어두울 때 함을 운반하기 때문이다. 함이 오기 전에 신부집에서는 화문석을 대청에 깔고 소반에 봉치떡을 해놓는다. 함이 오면 떡시루 위에 함을 내려놓고 함부 일행을 후하게 대접하기도 한다.
대개 납폐는 전안(奠雁) 전날에 행하는 경우가 많으나 날의 길흉과 시세에 따라서 며칠 전에 하는 수도 있고 전안 당일에 하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