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조선 말기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명나라 신종조를 중심으로 김공필과 성운의 2대에 걸친 가문소설적인 성격을 띤 일종의 군담소설(軍談小說)이다. 청나라의 대두를 배경으로 설정한 흥미 위주의 소설이다.
명나라 신종조에 김공필은 소년등과하여 부귀를 누리나 집안의 자손이 번성하지 않음을 걱정했다. 유리국에 사신으로 가는 길에 영릉 땅에서 억울한 사정이 있는 임진사의 딸을 도와주었다. 유리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위기에 빠진 임소저를 다시 구하고, 그녀와 혼인을 하였다. 돌아와 부인에게 사실을 말하니 투기가 심한 부인이 자결하였다.
김공필과 임소저 사이에서 딸 성희와 아들 성운을 낳았는데, 두 남매가 천하의 절색이고 총명하였다. 김공필은 예부상서를 지내다 간신 유경만이 모함하여 강남으로 유배되었다. 두 남매가 몸을 보존하여 원수 갚기를 다짐하나, 형부시랑 장선걸이 성희를 후취로 삼으려하는 책략을 피하다가 헤어지게 되었다.
김소저는 영릉 외가로 가다가 월유촌의 남도독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성운은 아버지를 만나러 강남으로 가다가 단성사에서 공부하는 수경을 만나는데, 수경은 남도독의 아들이었다. 성운이 다시 길을 떠나 유승상의 아들 호원을 만나고 그의 누이와 언약을 맺었는데, 유승상도 유경만에게 참소당하여 연나라에 간 뒤 오지 못하는 처지였다.
성운이 강남에서 아버지를 만났으나 수삼일 만에 사별한다. 성운은 꿈에 나타난 남해 선관의 지시대로 선경에 들어가 3년간 배운 뒤 속계로 돌아온다. 성운이 광주로 향하다가 산에서 재주를 배우고 있는 학녹을 만난 뒤 누이를 만나게 되었다. 김소저는 수경과 이미 언약을 한 사이였다.
유경만의 참소를 받은 남도독이 자결하자 그 부인도 자결하였다. 졸지에 부모를 잃은 수경이 원수를 갚고자 활쏘기와 말타기에 힘쓰다가 역시 도망온 호원을 만나, 백학산 선관의 제자에게 책과 칼을 받고, 공부와 무예를 닦기는 데에 힘썼다.
이 때 연나라가 강성하여 명나라를 침범하자 유경만이 적을 치겠다고 군사를 거느리고 나갔다가 연나라에 항복하였다. 천자가 동관으로 피하자 연왕 공손걸은 동관까지 따라와 항복을 요구하였다. 성운은 군사를 모으고 학녹을 중장군으로 삼아 동관으로 가 위기에 처한 천자를 구하고 공손걸의 군대를 쳐서 도주하게 하였다.
곧이어 수경도 공손걸의 군대에 큰 피해를 준 뒤에 동관에 도착하였다. 한편, 호원은 공손걸의 군사를 치다가 위기에 빠졌다. 성운의 꿈에 위기에 빠진 호원이 나타나니, 모두 달려가 호원을 구하고 공손걸의 머리를 베었다. 그 뒤, 유경만을 잡아죽여 군중에 보이고, 머리를 말에 달고 돌아왔다.
이 때 금인국의 선봉 증황달이 동관을 에워싸고 위협하니 성운이 계략을 써서 대패시켰다. 증황달은 황후와 태자, 공주를 인질로 잡고 항복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하였다. 이에 성운이 가서 황후와 태자를 구하고, 증황달을 자결하게 하였다. 싸움이 끝난 후, 성운은 초왕에 봉해지고 수경은 제왕, 호원은 조왕, 학녹은 위왕에 봉해진 뒤 언약한 대로 혼례를 하였다.
또한, 천자는 세 딸을 성운과 조왕, 제왕에게 각각 혼례시켰다. 이후 모두 부귀영화를 누리고 장수하며 자손들이 대대로 자리를 물려받아 천세를 누렸다. 이 작품은 2대에 걸친 가문소설이면서도 아들 김성운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가 얽힌 무용담에 치중된 소설이다. 단국대학교 율곡도서관 나손문고(舊 金東旭 소장본)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