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유래담에 속하는 설화로, ‘참새와 파리 이야기’라고도 하여 널리 구전되고 있다. 아득한 옛날에 참새와 파리가 자주 싸웠다.
까치(혹은 하느님)는 이들을 불러 인간에게 해가 됨을 들어 꾸짖었다. 파리가 재빨리 참새의 악행을 낱낱이 고해 바치니, 까치는 이를 옳게 여겨 참새의 종아리를 때려 주었다. 참새는 맞고 나서 까치에게 파리가 인간에게 끼치는 악행이 더함을 고하였다.
까치가 다시 파리의 종아리를 때리려 하자, 파리는 앞발로 싹싹 빌었다. 까치는 참새와 파리에게 다시는 싸우지 않도록 명하고, 이를 명심하도록 그 뒤에도 참새는 늘 톡톡 뛰어다니고 파리는 늘 앞발을 싹싹 빌게 하였다.
어떤 이본에서는 참새와 파리의 심판자가 까치 대신 하느님으로 나타나며, 참새가 땅 위로 톡톡 걸어다니는 이유는 위의 이야기와 같으나,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비는 이유는 자신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린 까치에게 감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만물의 조물주가 참새나 파리 같은 피조물을 심판하고, 그들의 습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는 앞의 이야기가 훨씬 그럴 듯하다고 하겠으나, 까치도 민간 속신으로는 대개 인간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익조(益鳥), 즉 인간의 편이라는 점에서, 하느님→까치로의 변이가 그다지 엉뚱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널리 구전되어, ‘새들의 회의(The Council of Birds)’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이야기 역시 우리나라의 것과 유사하며, 다만 심판자가 조류의 왕격인 독수리로 되어 있다.
이처럼 동물 사이 또는 동물과 인간 사이의 분쟁을 동물이 해결하는 설화는 그 밖에도 여러 유형이 있으니, 가령 「토끼의 재판」·「원숭이의 재판」 등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