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유래담에 속하는 민담 유형의 하나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는 지렁이도 눈을 가졌고, 가재는 눈이 없는 대신 훌륭한 비단띠를 가졌다. 서로 상대방의 것이 좋아 보여 맞바꾸기로 하였다. 눈을 잃은 지렁이는 곧 눈의 소용을 깨달아 가재에게 되돌려주기를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이에 분하고 부끄럼을 이기지 못한 지렁이는 땅속에서 살며 울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어떤 변이 유형으로는 「가재의 수염과 굼벵이의 눈」 이야기가 있다. 가재와 굼벵이가 멋진 수염과 눈을 바꾸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굼벵이의 눈을 받은 가재는 “눈도 없는 주제에 수염이 무슨 소용이냐.”며 가 버렸다고 한다.
이러한 설화의 유형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나이팅게일과 뱀도마뱀(The Nightingale and the Blindworm)」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나이팅게일이 뱀도마뱀으로부터 눈을 빌렸다가 되돌려 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 후로 뱀도마뱀은 나이팅게일이 둥우리를 틀고 있는 나무 위에 올라가 그 안에 구멍을 뚫어 복수를 한다고 한다.
이 유형은 일본에도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지렁이와 뱀의 눈 교환」으로 알려져 있다. 뱀 대신 개구리나 두더지가 등장하기도 한다. 일본에는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도마뱀의 꼬리」라는 이야기도 전승된다.
요컨대 이러한 설화들은 동물의 생김새나 성질의 특이함에 원시적 심성이 합리적 설명을 부여하려는 데서 생겨난 허구적 이야기들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