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94면. 1947년 6월 헌문사(獻文社)에서 간행되었다. 장정(裝幀)은 이수형(李琇馨)이 맡아서 하였다. 「승리(勝利)의 날」을 권두시로 하여 23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는데, 「초봄의 노래」·「종(鍾)소리」·「밤의 노래」·「장마철」·「다시금 여가(餘暇)를」·「다시 미당리(美堂里)」·「구름과 눈물의 노래」·「절정(絶頂)의 노래」·「붉은 산(山)」·「비들기 내 어깨에 앉으라」·「길손의 노래」·「노래」·「나 사는 곳」·「성탄제(聖誕祭)」·「양(羊)」·「성묘(省墓)하러 가는 길」·「푸른 열매」·「은시계(銀時計)」·「산협(山峽)의 노래」·「고향 앞에서」·「강(江)물을 따러」·「봄노래」·「FINALE」이다.
저자는 시집의 후기 「‘나 사는 곳’의 시절」에서 수록 시편들의 제작 연대를 제2시집 『헌사(獻詞)』(1938) 이후 8·15 이전까지로 잡고 있으나, 사실은 그 이후의 작품도 몇 편 있다. 그리고 시집의 간행 순서로 보면 『병(病)든 서울』(1946)보다 일 년 뒤에 출간되었으나, 수록 시편들의 대부분이 8·15 이전의 작품들로 제3시집에 해당된다.
권두시, 곧 두 번째 노동절에 붙인 「승리의 날」을 통해 나 사는 곳을 알린다고 한 오장환은 8·15 이후의 삶의 공간을 “이제는 ‘나 사는 곳’이 아니라, 우리들의 사는 곳이다. ‘내’가 ‘우리’로 바뀌는 사다리를 독자들이 이 시집에서 찾는다면 필자의 망외(望外)의 행운이겠다.”라고 후기에서 말했듯이, 이 시집에는 ‘나’와 ‘우리’의 시작들이 공존하고 있다.
8·15 이전의 시작들이 ‘나’의 개체의식을 주제로 했다면, 그 이후의 시작들은 ‘우리’의 공동체의식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