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조신들의 탄생신화 중 가장 많은 형태이다. 동명왕 · 탈해왕 · 박혁거세 · 수로왕 등의 신화가 여기에 속한다.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왕은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와 해모수(解慕漱)가 신이로운 혼인을 한 뒤에 낳은 커다란 알에서 탄생하였으며, 탈해왕도 그의 어머니가 7년간 기도한 끝에 낳은 알에서 태어났다. 반면에 박혁거세는 하늘에서 내려온 자줏빛 알에서 태어났다. 또한 수로왕도 구지봉에 내려온 황금 알에서 태어났다.
이와 같은 난생신화는 동남아시아지역에도 많이 분포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의 신화처럼 구체적이지 못하고 또한 원형을 유지하지도 못하고 있다.
난생신화는 시조신들이 모두 알에서 태어나지만 그 원천은 하늘에 두고 있다. 다만, 알의 탄생이 인간에 의한 것이냐 하늘로부터 스스로 내려온 것이냐에 따라, 그 모티프를 자연 천생란적(自然天生卵的)인 것과 인위 인생란적(人爲人生卵的)인 난생 모티프로 나눌 수 있다.
자연 천생란적인 난생 모티프는 박혁거세신화와 김수로왕신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하늘에서 내려온 알 속에서 영아로 태어나게 된다. 이와 같이 생산력을 가지고 아이를 탄생시키는 알이 성스러운 빛과 더불어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것은, 곧 이들이 보통 아이가 아니고 천신(天神)의 아들이거나 또는 태양의 아들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신화에서는 인간 생명의 근원을 하늘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처음부터 신성시되고 있다. 천생(天生), 그 자체가 신이로운 징후인 것이다.
인위 인생란적인 난생 모티프에 속하는 신화로는, 동명왕신화와 탈해왕신화가 있다. 이 계열의 신화는 시조신들이 인간을 거쳐 알로 탄생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박혁거세나 김수로는 하늘에서 직접 땅으로 내려온 알에서 탄생되지만, 인위 인생적인 난생 모티프를 가지고 있는 동명왕이나 탈해왕은 인간의 몸에서 알로 태어난 것이다.
이것은 인간 생명의 근원이 남녀 결합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암시한 다음 그들의 몸에서 나온 알은 일단 버려진다. 그러나 신이한 징후들에 의하여 그 알은 신성시되고 재수용된다. 그리하여 여기에서 태어난 인물은 곧 결혼과 더불어 왕위에 오르게 되고 죽은 뒤에는 이적을 베푸는 것으로 신화적인 인물의 생애는 공식화되었다.
이와 같은 난생신화는 모두 건국신화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전승되어 왔으나, 오랜 신화의 누적적 변화의 최종적인 형태라고 짐작된다. 난생신화의 주인공들은 신이면서 인간이지만, 인간으로서의 성격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하느님이나 어떠한 절대자의 자손이라고는 하지만 지상에서 투쟁이나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하여 영웅의 면모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이들이 신으로 태어났지만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은 지극히 인간적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