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석인본. 1911년경 종손 승호(升鎬)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유필영(柳必永)의 서문과 권말에 종손 광호(廣鎬)의 발문이 있다. 성암고서박물관에 있다.
서문에 이어 목록이 있고, 이어 권호의 구분없이 시 167수와 부록으로 만사 11편, 제문 7편, 유사·행장·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에는 의기에 넘치는 강개한 기상이 나타나 있다. 「등남한산성루(登南漢山城樓)」는 병자호란 때의 치욕적인 역사를 회고하며 울분을 토로한 시이고, 「계주(誡酒)」는 그가 술을 끊으려 해도 시상이 메마를까 두려워 망설이는 심경을 묘사한 것이다.
「부매화십이절(賦梅花十二絶)」은 매화를 시제로 하여 칠언절구 12수를 연작한 것이다. 매화의 세한고절(歲寒孤節: 매화가 한겨울에 외롭게 지키는 절개)을 찬미한 내용으로, 그 풍부한 시상과 다양한 표현 기교 등에서 그의 시재가 돋보인다.
「문목적(聞牧笛)」은 석양길에 목동들이 부는 피리소리를 듣고 그 감상을 읊은 전원시이다. 「세제유감(歲除有感)」은 칠언체의 장편으로 남녀간의 사랑과 여심을 노래한 시로서 풍류가 넘쳐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