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1리 · 수산2리 · 고성리 · 오조리 · 성산리 등 다섯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으로 일명 ‘하로산 울뤠당’이라 한다. 수산1리 마을 동쪽의 속칭 울뤠마루라는 곳에 있는 신당은 이 지명을 따서 신의 이름을 ‘울뤠마루하로산’이라 한다.
‘하로산’은 한라산의 변음이다. 당은 50여 평의 대지에 돌담을 두르고 10평 정도의 초가집을 지어놓았는데, 1971년에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조하였다. 당집 안에는 마루를 깔았고, 정면 벽에 신단을 만들어 신상을 모시고 있는데, 동민들이 바친 흰옷을 입히고 있다. 신상은 10여 년 전 동네 젊은이들이 장난으로 목을 빼어 가버려 머리 없는 신상이 되어 있다.
본풀이에 따르면 이 신은 한라산 서쪽 어깨 소못된밧에서 솟아난 9형제신 중의 첫째아들이라 하는데, 일설에는 대국[中國]에서 솟아났다고도 한다. 이 신은 어렸을 때 글공부 · 활 공부를 하다가 부모 눈을 거슬러서 추방당하여 한라산일대를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송당리에서 여신 금백주를 만나 부부가 되어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들판에서 목이 말라 바위에 괸 물을 빨아먹다가 물에 떠 있던 돼지털이 코를 찔렀다. 그것으로 돼지고기를 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집에 오니 남편은 부정이 많다 하여 마라도로 귀양을 보내버렸다.
그 뒤 남편은 용왕국에 들어가 용왕의 막내딸을 작은부인으로 삼아 돌아왔다. 작은부인은 큰부인이 귀양간 것을 알고 큰부인을 데리러 마라도로 가보니, 큰부인은 일곱 아기를 낳아 기르고 있었다.
작은부인은 큰부인과 아기 일곱을 데리고 와서 남편과 좌정할 곳을 찾으니, 수산1리 울뤠마루가 적지이므로 거기에 좌정하고 다섯 마을을 차지하여 제의를 받게 되었다.
제의는 정월 초이튿날 신과세제, 정월 보름날 영등제, 2월 13일 영등송별제, 7월 8일 마불림제, 11월 14일 시만국대제를 지내왔는데, 지금은 시만국대제가 없어지고 나머지 제의는 5개 마을의 주부들이 모여 매인심방(당에 소속된 무당)의 당굿으로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