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으로 표선리 마을 서쪽, 속칭 ‘저바당’이라는 곳에 있다. 본래 당의 형태는 신목(神木)이 있어 그 앞에 돌로 제단을 만들고 주위를 돌담 울타리로 둘러놓은 형태였으나, 일제강점기 때 미신타파의 명목으로 관에서 신목을 베어버렸는데, 광복 후 이 당의 상단골인 홍씨 집안이 주축이 되어 당집을 지어놓았다.
당집은 6, 7평 정도의 슬레이트 집인데, 집 안목에 1m 높이로 제단을 만들어놓고 있다. 당신의 이름은 상오바라못도이고 부인신은 일뢰할망이다. 본풀이에 따르면 상오바라못도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신(松堂神)의 막내아들인데, 성장하여 차지할 마을을 찾아 내려오다가 표선리 ‘저바당동산’에 와 일산을 치고 놀음놀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 때 이 마을의 홍씨 영감이 상오바라못도를 발견하고 나아가 인사를 올렸다. 상오바라못도는 홍씨 영감에게서 마을의 실정을 들은 뒤, “나는 송당에서 내려온 신인데, 혈이 여기에 떨어져 있으니 여기에 좌정하여 사방으로 오는 액을 막아 마을을 지켜주겠다. 나를 위하라.”고 말했다. 이에 홍씨영감이 상단골이 되어 당을 설립하고 모시기 시작했다.
한편, 부인신인 일뢰할망은 어느 날 우연히 돼지고기를 먹었는데, 남편신이 부정하다고 하고 속칭 울말캐미라는 곳에 좌정하여 어린아이의 경풍·경세·눈병·이질·피부병 등을 고쳐주어 매달 이렛날에 상을 받아먹고 살라고 하여 따로 좌정시켰다고 한다. 곧 육아·치병신(治病神)이 된 것이다.
1950년대 전까지는 정월초사흗날에 신과세제, 2월 15일에 영등제, 7월 15일에 마불림제를 당굿으로 해왔으나 지금은 당굿이 없어지고, 매월 7일·17일·27일이나 3일·13일·23일의 어느 날을 골라 마을 부녀자들이 개인별로 제물을 차리고 심방을 빌려 가내안전·육아·치병 등을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