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민가에는 울타리 안의 공지에 돌을 깔아 수확하여 온 곡물을 가리어 놓는 장소를 만들어 이를 ‘눌굽’이라 하는데, 바로 이 ‘눌굽’의 신이다.
그러므로 낟가리신[露積神]이라 할 수 있으며 일종의 곡물수호신의 성격이 있다. 신통(神統)의 위계로 보아 최하위의 신으로 되어 있고, 신체(神體)와 신화도 없어 그 신격의 모습이나 유래가 선명하지 않다.
이 신에게는 집안에서 굿을 할 때에 굿이 거의 끝날 무렵 여러 가신에게 기원하는 ‘각도비념’ 제차에서 의례를 행한다. 이 신의 위계는 최하위이므로 제대로 굿 형식을 갖추지 않고 소무(小巫)가 여러 가지 제물을 물그릇에 말아 손에 들고 눌굽 앞에 가서 많은 낟가리가 나오게 하여 주고 잘 지켜 달라는 내용의 기원을 하며, 제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던져 대접하는 것으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