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임행재의 동생 성재(城宰)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안택승(安宅承)의 서문 외에 1911년에 쓴 박종현(朴宗鉉)의 구서(舊序)가 있고, 권말에 임성재 등의 발문 3편이 있다. 구서가 쓰인 시기로 미루어 지은이가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편집된 것으로 보인다.
2권 1책. 목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 연세대학교 도서관, 성균관대학교 존경각 등에 있다.
권1에 시 92수, 권2에 서(書) 14편, 잡저 9편, 제문 2편, 부록으로 행장·묘갈명·묘지명·유사·만사·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 가운데 「관암(冠巖)」은 화산(華山)의 관암이라는 바위에 ‘尊華攘夷(존화양이)’라는 네 글자를 새겨놓고 우국충정을 토로한 내용이다. 또한 「탄식(歎息)」 3수와 「술지(述志)」 등도 시국에 대한 울분과 함께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한 것이다.
영물시(詠物詩)인 「청조(聽潮)」는 바다 물결 소리를 직접 귀로 듣는 것과 같이 고도한 표현기교를 발휘하고 있으며, 「영설(詠雪)」은 흰 눈으로 덮인 천지의 조화를 찬탄한 내용으로 글재주나 기개와 절조가 모두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유거(幽居)」·「한행(閑行)」·「유거잡영(幽居雜詠)」 등 은일시(隱逸詩)에서도 저자의 정서적 취향과 함께 시재의 뛰어남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시를 지으면 자주 그 자리에서 구겨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일부 흩어진 문장만을 따로 모아 수록한 것이 있다.
서(書)는 종족·친지에게 보낸 문안 편지가 대부분이다. 잡저의 「산수주인설(山水主人說)」에는 은둔자적하는 심경이 표현되어 있으며, 「애국설(愛菊說)」은 국화를 사랑하였던 도잠(陶潛)의 의경(意境)을 사모하며 문인적 기분과 취향을 나타낸 글이다.
「소화시평발(小華詩評跋)」은 홍만종(洪萬宗)의 『소화시평』에 대한 발문으로, 저자가 명망있는 시인의 한 사람으로 이 책의 간행에 관여했음을 말해준다. 이밖에 「자경설겸경동과제생(自警說兼警同課題生)」은 치지역행(致知力行)과 성(誠)을 학문하는 방법 내지 목표로 강조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