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째로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임을 그리워하는 청상과부의 마음을 노래한 형태는 아래와 같다.
정월(正月)이라 대보름날은 답교(踏橋)가자는 명절인데 / 청춘남녀 짝을 지어 양양삼삼이 다니건만 / 우런 님은 어디를 갔게 답교 가자는 말이 없노 / 이월이라 한식일은 개자추(介子推)에 넋이로다 / 북망산천(北邙山川)을 찾어가서 무덤을 안고 통곡하니 무정하고도 야속한 님이 왔느냐 소리도 없고나야 / 삼월이라 삼짓날은 제비도 옛집으로 돌아오고 / 기홍덕에 창공 아래 기러기도 제 집으로 돌아오건만 / 우런 님은 어디를 갔게 집 찾아올 줄을 모르는고 …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가지리 강수애(1929년생), 『한국민요대전: 경남민요해설집』)
위 인용문에서는 달이 뜬 풍경과 청상과부의 자탄(自嘆)이 월령체(月令體) 형식으로 노래되었다. 화자(話者)의 독백, 각 달에 따른 소재는 작중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매달에 드는 명절로써 액을 막아내는 형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액을 막자 액을 막자 / 정월에 드는 액은 이월로 막아내고 / 이월에 드는 액은 삼월 삼질에 막아내고 / 삼월에 드는 액 사월 팔일 막아내고 / 사월에 드는 액은 오월 단오(端午)에 막아내고 / … 동짓달에 드는 액은 정월 섣달그믐날 / 떡시리로 막아내세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 / 섬겨드리자 고사로다 고설 고설(전북 순창군 팔덕면 월곡리 권상규, 『한국민요대전: 전북민요해설집』)
위 인용문의 중심 내용은 각 달에 든 액을 그 다음 달의 명절로 막는 것이다. 동지(冬至)에 든 액까지 모두 막아낸 결과, 태평한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화자는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로 노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3번째로 「화투뒤풀이」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정월이라 속속들이 사린 정을/ 이월메조에 맺어 놓고/ 삼월사구라 산란한 마음/ 사월흑파리 흩어진다/ 오월난초 모든 나비/ 유월목단에 춤을 추네/ 칠월홍돼지 걸어놓고/ 팔월팔공단 유람을 갈까/ 구시월 시단중에 낙엽만 날려도 님의 생각/ 동지섣달 긴긴밤에 님의생각이 절로나네/ 시들새들 봄배추는 찬 이슬 오기만 기다리고/ 옥에 갇힌 춘향이는 이 도령 오기만 기다린다(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 현병욱, 『충북민요집』)
위 인용문은 각 달에 해당하는 화투 그림과 그에 따른 사설이 하나의 단위로 진행되었다. 정월부터 4월까지는 외롭고 어수선하며 뒤숭숭한 마음을, 5월부터 8월까지는 서경적 정취(情趣), 9월부터 동지까지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노래 후반부 사설을 통해 이 노래의 화자는 기약 없이 임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음식 관련 달풀이 자료이다.
… 이월이라 씨레기범벅/ 삼월이라 쑥범벅/ 사월이라 느티범벅/ 오월에는 보리범벅/ 유월에는 밀범벅/ 칠월에라 수수범벅/ 팔월에는 꿈범벅/ 구월에는 귀리범벅/ 시월에라 무시루범벅/ 동짓달에 동지범벅/ 섣달이라 흰떡범벅/ 정월이라 달떡범벅 …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비암리 한원교, 『양주군지』)
음식 관련 달풀이는 위 인용문처럼 주로 범벅을 노래하였다. 계절에 따라 범벅에 들어가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달풀이 형식으로 계절에 알맞은 범벅을 노래한다. 이 노래에는 정월부터 섣달까지 달마다 먹는 범벅을 열거하고 있어, 「범벅타령」으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