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은 장구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간 정신의 발전을 묘사하기도 하고, 개인과 집단의 변화를 시대의 흐름과 결합시켜 총체적으로 그려내는 데에 그 특징이 있다.
대하소설에는 한두 사람의 주인공보다는 수많은 등장 인물들이 각각의 시대에 알맞게 등장하며, 이야기의 배경을 이루는 장소도 넓게 펼쳐진다. 그리고 상당히 긴 세월을 두고 전개되는 숱한 이야기가 한데 어울리게 된다.
한국문학에서는 조선 후기 소설 가운데 그 작가를 알 수 없는 「완월회맹연 (玩月會盟宴)」이나 「낙천등운 (落泉登雲)」과 같은 방대한 규모의 이른바 ‘가문소설(家門小說)’이 대하소설로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해방 이전의 현대소설 가운데에는 홍명희(洪命熹)의 「임거정 (林巨正)」이 규모의 면에서 대하적 장편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나 영웅적 주인공인 임꺽정의 생애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의 대하소설은 아니다.
해방 이후의 소설 가운데에는 박경리(朴景利)의 「토지(土地)」, 황석영(黃晳永)의 「장길산 (張吉山)」, 김주영(金周榮)의 「객주(客主)」, 조정래(趙廷來)의 「태백산맥(太白山脈)」 등이 모두 대하적인 장편소설의 규모를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 장구한 시간에 걸쳐 두루 소설적 배경을 변화시키면서 다양한 등장 인물을 그려내고 있는 「토지」가 대하소설로서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