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의 반근대적이자 문화파괴주의적인 파시즘의 세계사적 규모의 등장은 사회주의는 물론 이른바 자유지식인으로 말해지는 근대주의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당대의 양심적이고 행동적인 지식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1935년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파리에 모여 국제작가회의를 개최하였다. 여기에는 히틀러의 독일과는 다르다는 의미에서 ‘다른 독일’의 대표로 첨석했던 하인리히 만(Heinrich Mann)을 비롯하여 앙드레 지드(Andre Paul Guillaume Gide), 앙리 바르뷔스(Henri Barbusse), 로맹 롤랑(Romain Rolland), 루이 아라공(Louis Aragon), 싱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 보리스 파스테르나크(Boris Leonidovich Pasternak) 등 좌우 양쪽의 문인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그들은 인간성의 해방, 문화의 옹호,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으며, 이를 통해 파시즘에 대항하는 휴머니즘 문학을 제창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해 10월정인섭이 「세계문단의 당면 동의」라는 글을 통해 파리의 국제작가회의 성과를 상세히 소개하고 세계문단의 동향을 신자유주의 운동으로 집약해 설명하였다. 하지만 얼마 후 김두용은 「문학상의 조직 문제」라는 글을 통해 정인섭의 주장을 반박함으로써 국제작가회의의 성과와 그에 대한 이해의 문제에서 서로 다른 시각들 드러냈다.
국제작가회의는 인간성의 파괴가 자행되는 역사 속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문학과, 파시즘이 강화되는 역사 속에서 그에 대응하는 반파시즘 공동전선의 구축의 필요성을 국제적으로 환기하려는 의도를 가졌지만, 한국 내에서는 1935년 이후의 휴머니즘 논쟁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