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행여부는 미상이다. 1909년에 쓴 송순회(宋淳晦)의 발문이 있다.
2권 1책. 필사본.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에 시 17수, 문(文) 6편, 서(書) 12편, 권2에 부록으로 제현서독(諸賢書牘) 2편, 제문 5편, 청포증계(請褒贈啓)·봉안축문(奉安祝文)·실기(實記)·행장 각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몇 수 안 되나 모두 높은 수준의 작품이다. 「택승정(擇勝亭)」은 저자가 1785년(정조 9) 초시에 합격한 작품으로 문사(文詞)가 유려하며, 소보(巢父)·허유(許由)가 등장하는 이상경(理想境)을 묘사하여 신비적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도배일우음(到配日偶吟)」·「독보소정(獨步小庭)」·「여주인보도죽림포(與主人步到竹林浦)」·「추사(秋思)」 등은 모두 저자가 고도에 유배되어 있을 때의 괴로운 심회를 읊은 것으로 언외(言外)에 무궁한 슬픔을 나타내고 있다. 시어의 조합과 시구의 배대(配對)가 잘 어울려 시적 표현 효과를 극대화한 한편, 할 말을 다하지 않고도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유감없이 다 표현하고 있다.
부(賦)의 「수말언군자(首末言君子)」는 1786년 진사시에 2등으로 합격한 작품으로 문학성이 두드러진다. 문의 「통유태학문(通諭太學文)」·「핵정납공문(覈庭納供文)」·「서기동지문(書寄同志文)」·「정경기감영문(呈京畿監營文)」 등은 모두 1791년 신해사옥을 전후해 천주교를 맹렬히 배척한 내용과 뒤에 귀양가게 되었을 때 자신의 억울함을 관청에 호소한 내용 등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같은 해 진산(珍山: 지금의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의 선비 윤지충(尹持忠)이 모친상을 당해 신주를 불사르고 천주교식 제례를 지냈다는 데서 발단된, 이른바 진산사건(珍山事件)이 터진 뒤 유림측에서 일으킨 천주교배척운동의 일환으로, 천주교의 선교 활동과 관련된 당시의 전후사정을 연구하는 데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다.
서(書)는 1778년부터 1781년 사이에 부친과 숙부에게 보낸 안부 편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