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0년(헌종 6)에 황극효의 후손 황익연(黃翼燕)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이익회(李翊會)의 서문과 권말에 황익연의 발문이 있다.
1권 1책. 목활자본.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시 81수와 부록으로 만사·제문·행장·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대체로 시국을 근심하거나 개탄스러운 사회현실의 참상을 고발한 것, 자기 자신의 심적 고민과 갈등을 나타낸 것, 현실도피적인 은둔사상 또는 전원생활에 자족함을 표현한 것, 노장(老莊)의 신선사상에 대한 동경심을 나타낸 것 등으로 분류된다.
「상시탄(傷時歎)」은 1636년 병자호란 뒤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들의 참담한 실정을 한탄한 시이며, 「도상견아표음이수(道上見餓殍吟二首)」는 1640년(인조 18)에서 1644년에 이르는 대기근으로 백성들이 많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하늘을 원망하며 자신의 괴로운 심사를 토로한 것이다.
「독한(獨恨)」에서는 청나라를 오랑캐로 지칭하며 증오하고, 명나라의 멸망을 한탄하여 존주대의(尊周大義)의 사상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탄시비불공(歎是非不公)」과 「질유언혹민음이수(嫉流言惑民吟二首)」는 전쟁 뒤에 시비가 엇갈려 정론(正論)이 없고,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시사에 대해 인심이 들떠 있는 사회적 현실을 개탄한 내용이다.
「전원낙오수(田園樂五首)」와 「기주자망(碁酒自忘)」은 현실을 잊으려는 심정으로 바둑·장기나 술, 또는 자연과 더불어 자락(自樂)하는 심경을 나타낸 작품이다. 「증심사(贈心師)」와 「희차나형운(戱次羅兄韻)」에서는 장자의 나비[蝶]를 운위하며 신선을 예찬하고 있다. 시어가 명려하고, 현실인식에 절실함이 있는 소재들을 택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유문으로는 시뿐이나, 병자호란 등 비참한 전쟁을 여러 번 겪으며 살았던 한 선비의 시대적 양심을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며, 또한 당시의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