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질을 할 때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포백척(布帛尺)이라는 바느질자가 주로 쓰였고, 민간에서는 흔히 지척(指尺)이라 하여 중지의 중절(中節)을 1촌으로 어림잡아 치수를 계산하였다.
일반적으로 옷감을 마름에 있어서는 몸의 곡선을 따라 마름질하여 몸매에 꼭 맞도록 하는 입체형 재단과, 옷감을 직선으로 말라 이것을 인체에 맞추어 곡선으로 바느질하는 평면적 재단이 있다. 이 중 입체형 재단은 양복을 만들 때 주로 쓰이는 방법이고, 평면적 재단은 우리의 전통복식을 만들 때 주로 쓰이는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전통복식은 평면적인 옷감을 직선으로 말라, 이것을 다시 입체적인 인체에 맞도록 남은 부분을 주름을 잡거나 끈으로 고정하여 미적(美的) 감각을 살리는 방식이라 하겠다. 따라서 전통 복식은 많은 여분을 두고 마름질을 하게 되므로 쉽게 재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복식의 마름질은 또 남녀의 의상이 모두 온통 몸을 감쌀 수 있게끔 마름질되어 도덕적인 기능이 충족되고 있으며, 거의 빈틈없이 온 몸을 감싸고 있는 듯 하면서도 의복의 어느 한 곳은 반드시 터놓아 인체의 생리작용에 불편이 없도록 생리적인 기능도 충족시키고 있다.
우리 옷의 마름질이 이렇듯 여러 장점과 기능을 염두에 둔 방식이기는 하나, 아름다우면서 위생적이고 활동적이며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오늘날의 의복 기능에 비추어볼 때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하나는 필요 이상으로 넓게 마름질된 소맷자락과 땅에 끌릴 정도로 길고 또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넓게 마름질된 치마폭이 활동면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여성복의 경우 치마의 허리가 가슴을 졸라매게끔 마름질되어 가슴에 압박감을 주게 되므로 호흡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옷의 마름질 방식이 이와 같이 현대적인 의복의 기능을 다소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면이 있기는 하나, 의복기능의 첫째라고 할 수 있는 미적인 면은 대단히 훌륭하게 강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