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계의 심판관인 시왕(十王)을 봉안하고 있으므로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하며, 지장보살(地藏菩薩)을 주불(主佛)로 봉안하고 있으므로 지장전(地藏殿)이라고도 한다.
법당에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을 협시(脇侍)로 봉안하고 있다. 그리고 그 좌우에 명부시왕상을 안치하며, 시왕상 앞에는 시봉을 드는 동자상 10구를 안치한다. 이 밖에도 판관(判官) 2구, 녹사(錄事) 2구, 문 입구에 장군(將軍) 2구 등 모두 29개의 존상(尊像)을 갖추게 된다.
이들 중 주존불인 지장보살은 불교의 구원의 이상을 상징하는 자비로운 보살로 모든 인간이 구원을 받을 때까지 자신은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루겠다는 대원을 세웠고, 천상에서 지옥에 이르는 육도(六道)의 중생을 낱낱이 교화시켜 성불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명부전은 조상의 천도를 위한 근본 도량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 시왕은 지옥에서 죽은 자가 지은 죄의 경중을 가리는 10명의 왕이며,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지옥의 왕이라고 생각하는 염라대왕도 이 10명의 지옥왕 가운데 다섯번째 왕이다.
원래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날로부터 49일까지는 7일마다, 그 뒤에는 100일 · 소상(小祥) · 대상(大祥)까지 열 번에 걸쳐 각 왕에게 살아 있을 때 지은 선악의 업을 심판받게 된다고 하여 죽은 사람의 명복을 위하여 절에서 재(齋)를 모시게 된다.
이 때 명부전에서 재를 모시게 되는 까닭은, 지장보살의 자비를 빌려 시왕의 인도 아래 저승의 길을 벗어나 좋은 곳에서 태어나게 하고자 하는 데 있다.
명부전에 봉안하는 후불탱화는 소재회상도(消災會上圖)로, 지장보살 뒤에는 지장탱화를 봉안하고 시왕 뒤편에는 명부시왕탱화를 봉안한다.
궁극적으로 이 명부전은 지장신앙과 명부시왕신앙이 결합되어 불교적으로 전개된 법당이다. 명부의 시왕은 일차적으로 불교의 수호신으로 신중신앙(神衆信仰)에 속해 있었지만, 나중에 시왕이 지니고 있던 원래의 모습인 명부 심판관의 성격이 다시 강조됨에 따라 독립된 것이 명부전이다.
우리 나라 사찰에서는 매월 일정한 날에 명부전에서 지장제(地藏祭)를 지내고 있다.
명부전은 일반적으로 대웅전을 향하여 우측 편에 위치하며, 대표적인 것으로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傳燈寺)의 명부전과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禪雲寺)의 명부전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