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귀(寃鬼)의 하나이다. 달리 도령귀신·총각귀신·삼태귀신이라고도 한다. 상사병에 걸려 죽은 총각이나 장가도 가지 못하고 죽은 총각은 그 혼령이 원귀가 되어 인간에게 악행을 저지른다고 믿는다.
조선조 황진이(黃眞伊)에 관한 일화에서 이러한 사례를 확인하게 된다. 그녀가 기생이 되기 전에 그의 미모에 반하여 혼자 상사병을 앓다가 죽은 총각의 상여가 황진이의 집 앞에 와서는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황진이가 자기 속적삼을 얹어주고 위로의 말을 해주니 상여가 떨어져서 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황진이 일화는 죽은 이가 원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착지하였다는 것인데, 몽달귀신의 전단계를 보여준다. 상사병에 걸려 죽게 되면 이처럼 산 사람을 괴롭힐 수 있기 때문에 무당을 불러 굿을 한 다음, 어느 집 처녀귀신과 날짜를 정하여 산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혼식(死婚式)을 거행한다. 먼저 상대방의 궁합을 본 다음, 택일하고 혼례날을 잡은 뒤 귀신끼리 혼인시킨다.
혼인시킬 때, 무당이 한지 종이로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어 남자와 여자에게 각기 옷을 입힌 뒤 서로 절을 시키고 굿을 한다. 이어서 신방(新房)을 꾸며 잠자리도 마련해준다. 그렇게 되면 서로 합방을 한 것으로 여긴다.
몽달귀신은 정상적인 일생의 절차 가운데 혼인단계를 거치지 못한 이가 죽었을 때에 생기는 원귀이다. 죽은 이도 산 사람과 똑같은 생을 누린다는 전제에서 비롯되는 몽달귀신·손각씨 등의 귀신관념은 결코 허황되다 할 수 없으며, 한국인의 생사관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