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20면. 1938년 맥(貘)사에서 출판하였다. 서문이나 후기 없이 목차 다음에 무심편(無心篇)·단현(斷絃)의 비명(悲鳴)·점상집(点想集)·상춘곡(傷春曲)·나의 향가(鄕歌)·공사장(工事場)의 6편으로 나뉘어 50편의 시가 실려 있다. 그의 시는 동요적 형식으로부터 출발 애수 어린 서정을 담백하고 간결하게 표현한다.
시인이자 의사로서 이중의 생활을 한 그는 문학과 의학의 공통점을 ‘인간주의(人間主義)의 완성(完成)’에서 구하고 있다. 그는 ‘문학과 의술’에서 문학과 의학의 공통성을 인간주의의 완성으로 보고 ‘가두(街頭)의 선언(宣言)’에서 저널리즘에 영합하는 예술에 대해 비판하고 예술은 군중의 생활에 뿌리를 두고 자라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소부, 곡예사, 방랑자”로 비유된 자본의 논리에 영합하는 예술가들은 진정한 예술가가 아니며, 예술은 군중의 심정에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집 제목이 무심이라고 붙여진 것처럼 그는 자신의 시정신을 무심의 철학으로 지칭하고 하고 있는데 무심은 사념(邪念)의 세계, 석화(石灰)같은 혼(魂)과 대립되는 순수한 내면적 진실을 의미한다.
그의 시는 대체로 동시적인 간결한 서정시 형태의 것과 의술을 소재로 그 의술의 왜곡과 비인간성을 고발하고 생명의 고귀함과 의사로서의 구도적 자세를 노래한 것들, 당대 현실에 대한 울분을 노래한 것, 개인적 상실의식과 절망감을 노래한 것들로 구분될 수 있다. 형식면에서 언어의 조탁이나 완성보다는 꾸밈 없는 감정을 토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