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덕(咸世德)이 지은 희곡. 1941년 4월 월간 ≪인문평론≫에 발표되었다. 함세덕은 유치진(柳致眞)의 제자로서 1935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1950년 6·25전쟁 중 사망할 때까지 15년 동안 극작활동을 하였다. 1935년부터 1950년까지는 역사적으로 광복·분단·전쟁 등으로 이어진 현대사의 격동기였다.
따라서 함세덕은 몇 번의 작품변모를 보였으며, 이 작품은 그의 순수하였던 초기작품에 속한다. 그의 초기작품은 대부분의 민족항일기 작가들처럼 리얼리즘에 바탕을 두고 처절한 현실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그는 답답한 현실을 부정적 시각으로 묘사하면서도 사랑을 가미시킴으로써 사실과 낭만을 조화시킨 극작가이다.
<무의도기행>은 강화도의 가난한 어촌을 무대로 하여 어부들의 빈곤한 삶의 실상을 한 소학교 교원의 입장에서 담담하게 스케치한 해양극의 일종이다. 강원도에서 농사를 짓다가 여의치 않아 강화도로 옮겨와서 바다에 삶의 터전을 둔 주인공 공씨(孔氏)는 두 아들을 바다에서 잃었다.
따라서 셋째아들은 출어(出漁)를 기피하게 되고, 생존을 위하여 출어를 희망하는 부모와 충돌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셋째아들은 어부로서보다는 뭍에서 기술자로 입신하기를 갈망한다.
거기에다가 셋째아들을 사위로 맞으려는 제삼자까지 끼어들어 일이 더욱 복잡하게 얽힌다. 그러나 결국 셋째아들은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다시 바다로 나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상의 간단한 줄거리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일제의 잔악한 착취로 인해서 바닥이 난 농어민의 참담한 삶을 진실되게 묘사한 작품이다. 다만 유치진의 작품 분위기와 다른 점은 싱그(Synge,J.M.)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서정성이 깃들어 있다는 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