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826m)은 한계령과 함께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고개이며, 예로부터 진부령·대간령·대관령 등과 함께 태백산맥을 넘는 주요 교통로였다.
미시령은 조선시대에 미시파령(彌時坡嶺)으로 불렸다.
북쪽에는 신선봉(神仙峰, 1,204m), 남쪽에는 황철봉(黃鐵峰, 1,381m)이 있는데, 미시령은 이들 봉우리 사이의 안부(鞍部)에 해당한다.
내설악의 산록에는 북한강 지류인 북천(北川)이 흐르고, 이 하천의 연안에는 인제에서 고성에 이르는 46번 국도가 지난다. 미시령 일대는 설악산국립공원의 북부로 계곡과 산세가 수려하여 백담계곡·십이선녀탕계곡과 더불어 내설악의 핵심부를 이루고 있다.
또한, 미시령을 넘어가면 나타나는 외설악에는 울산바위로 오르는 길이 있고, 이곳에 계조암(繼祖庵)·내원암(內院庵)·신흥사(神興寺) 등이 있다. 미시령은 한계령이 금강산의 비로봉 고개에 비유되는 것과 같이 금강산의 만물상 고개에 비유된다.
고려 때는 길이 있었으나 너무 험준하여 폐지하고 다니지 않았다가, 1493년(성종 24) 다시 도로를 개척하고 길을 열었다. 그 뒤 조선 말기에 다시 도로가 폐쇄되었다가 1960년경에 개통되었다. 그러나 워낙 지형이 험하고 교통이 불편하여,1971년 한계령을 넘는 도로가 개통되면서 진부령·미시령을 넘던 차들은 대부분 한계령을 이용하게 되었다.
2007년 5월에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과 속초시 노학동을 연결하는 미시령터널(3.69㎞)이 개통되어 거리는 기존 22.7㎞에서 7.0㎞로 줄어들었고, 통행시간은 20여분이 단축되었다. 미시령터널의 개통은 과거 미시령도로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대형 사고의 빈번한 발생, 휴가철의 상습 지정체, 강설시 교통두절 등의 문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였다. 또한 수도권과 영동지방의 심리적인 거리를 좁히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교통이 편리해짐에 따라 미시령을 지나는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였고, 관광경기도 침체되었다.
서울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홍천을 지나 미시령 방면 46번 국도를 거쳐 한계삼거리를 지나 용대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미시령이 나온다. 미시령터널은 미시령 고갯마루를 통과하는 옛길의 300m 아래 땅 속을 지나며, 진출입 도로를 합친 전체 구간은 약 15.7㎞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