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목판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자세한 간행경위는 알 수 없으나, 저자가 죽은 뒤 아들 문수(文秀)가 편집,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시 36수, 자경문(自警文) 1편, 서(書) 1편, 제문 1편, 부록으로 가장(家狀), 행록(行錄)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에는 칠언절구와 오·칠언 율시가 각각 10여 수씩 주종을 이루고 있고 오·칠언 배율도 있다. 칠언 율시 중 「여우서회(旅寓書懷)」는 추운 겨울 서울에 올라왔을 때의 객회(客懷)를 읊은 것으로 감상적인 느낌을 준다.
칠언 장편의 「임단여자행(臨端女子行)」은 여심(女心)을 노래한 가행체(歌行體)로 서정성이 두드러진다. 「유금산사(遊金山寺)」·「강행(江行)」·「기행(紀行)」 등의 기행시는 그 작품연도가 기록되어 있어 그의 여행경력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자경문 1편은 자신의 학문적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각오를 기록한 글로, 저자의 학문적 경지와 수행태도를 짐작하게 한다.
서(書)의 「상명재서(上明齋書)」는 당시의 석학 윤증(尹拯)에게 보낸 서찰로, 1636년(인조 14) 병자호란 때 종사(宗社)를 따라 강화에 피난 갔다가 그 곳이 함락되자 순절한 충신 심현(沈현)의 사우(祠宇)건립과 향사(享祀)문제를 의논한 내용이다.
부록의 가장은 저자의 아우 사한(師漢)이 지은 것이며, 행록은 박문호(朴文鎬)·이태좌(李台佐) 등이 찬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