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중국 문헌인 단성식(段成式)의 『유양잡조(酉陽雜俎)』에 신라의 이야기로 소개되어 전하며, 그 뒤 『유양잡조속집(酉陽雜俎續集)』 권1, 『태평어람(太平御覽)』 권481 등에 거듭 수록되었고, 우리 문헌으로는 안정복(安鼎福)의 『동사강목(東史綱目)』에 『유양잡조』의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다. 국내 여러 지역에서 구전되고 있다.
「방이 설화」는 신이담(神異譚) 중 응보담(應報譚)과 주보담(呪寶譚)에 속한다. 『동사강목(東史綱目)』의 「방이 설화」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가난한 방이는 부자인 아우에게 누에와 곡식의 씨앗을 얻으려 했는데, 심술궂은 아우는 쪄서 못 쓰게 된 씨앗을 준다. 받아 온 누에에서 소만한 누에 한 마리가 나오자 동생이 그 누에를 죽였는데, 사방에서 누에들이 방이의 집으로 날아들었다. 또 방이는 동생에게 받아 온 씨앗을 심었는데, 이삭 한 알이 한 자가 넘은 길이로 자랐다. 하루는 새 한 마리가 날아와 그 곡식을 물고 산으로 날아갔다. 새를 쫓아간 방이는 숲 속에서 붉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무엇이나 원하는 대로 나오는 방망이를 가지고 노는 것을 보게 된다. 방이는 아이들이 돌 틈에 두고 간 방망이를 가져와 큰 부자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아우는 형을 따라하다가 아이들에게 잡혀 코만 뽑히고 돌아왔다.
『유양잡조속집』에 실린 이야기는 주인공 방이가 신라 귀족 김가로 한정되고, 형을 따라하다가 코가 뽑힌 아우는 사람들이 모두 구경하자 부끄러워 죽게 된다. 또한 방이의 보물 방망이는 그 자손들이 장난으로 똥을 구하다가 뇌성벽력이 쳐서 부셔졌다는 등의 변이(變異)가 일어나고 있다. 구전 설화에서는 가난한 형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도중에 주운 개암나무 열매를 깨물어 도깨비를 놀라게 하고는 방망이를 얻는다고 설정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방이 설화」는 형제지간의 모방담으로 선행위자가 착한 형, 모방자가 욕심 많은 동생으로 나타난다. 이 설화는 「흥부전」의 근원 설화로 알려져 있으며, 「흥부전」에는 형제의 선악이 반대로 나타나지만, 성공한 쪽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한다는 구조는 동일하다. 「흥부전」이 악형선제(惡兄善弟)로 나타나는 것을 조선 후기 적장자를 우대하는 재산상속제도의 영향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