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는 화로의 불이 쉬 사그라지지 않도록 눌러놓는 불돌이 많이 이용되었다. 불돌은 대체로 모양이 동글납작하고 단단한 개울돌이나 기왓장조각을 다듬어서 평소에는 화로의 불을 눌러놓다가, 갑자기 배가 아플 때라든가 신경통·근육통인 경우에 이것을 수건이나 헝겊에 싸서 배 위나 아픈 곳에 올려놓고 찜질함으로써 통증을 멈추게 하였다.
간혹 치질에 걸린 사람이 통증이 심할 때에도 이것을 깔고 앉기도 하는 등 응급용 의료기구로 널리 이용되었다. 서기전 수천년경의 신석기시대의 노지(爐址)에서 이들 불돌과 비슷한 모양의 돌이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이의 사용 연대도 상당히 올려 잡을 수 있겠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식솔이 많은 대가(大家)나 한약방 같은 곳에서는 오지나 도자기 등으로 특별히 만들어서 사용하였다. 이때에는 잡기가 쉽도록 손잡이까지 만들어 붙이고 모양도 좋게 제작하였다. 이것을 보통 불돌과 구별하여 ‘배밀이’라 한다.
서양의 핫백(hot bag)이나 일본의 유단포(湯婆子)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지닌 것이다. 요즈음에도 사용되는 의료기구의 하나인 찜질용기구들이 이와 같은 기능을 지녔다. 가까운 주변의 기구를 의료기구로 활용하는 선조들의 예지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