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저울이라는 말은 한약방에서 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민간에서는 보통 약저울이라 하였다. 그밖에도 분칭(分秤)·약칭(藥秤)·약형(藥衡)이라고도 불렀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 등을 통해 서기전 4,000∼5,000년 전에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저울이 사용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쓰여졌는지 알 수 없고, 대략 물물교환이 행해지던 시기에 간단한 형태의 저울이 쓰여졌으리라 추측된다. 보다 정밀을 요하는 약저울의 등장은 이보다 훨씬 뒤였을 것이다.
저울은 그 무게를 재는 물품의 성격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대저울(손저울)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서양에서는 천칭류가 주로 사용되었다.
약저울은 대체로 크기가 작고 정밀하며, 고급재를 사용하여 만들며, 저울집을 갖추고 있다. 무게는 한 푼부터 스무 냥까지 다는 작은 저울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은 간혹 금이나 은을 다는 데에도 쓰였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와 약령시(藥令市) 같은 데에서 다량의 약재를 달 때는 큰 저울을 쓰기도 하였다. 또, 개인이 임의로 저울추를 선택하여 아예 저울대에 고정시키고는, 일정한 분량의 약만을 거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의 저울추는 둥근 돌을 노끈으로 엮어 싸서 사용하거나, 옥돌을 다듬어 썼다. 저울대는 보통 대추나무나 피나무로 만들었으나 간혹 상아를 깎아 만들기도 하였다.
약천칭인 경우의 분동(分銅)은 동남아시아에서는 공작·코끼리·어룡(魚龍) 같은 동물모양이 많은 반면, 서양의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차례로 담을 수 있는 납작한 잔처럼 만든 것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