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라고도 하며, 제주도에서는 소주고수리라고 부른다. 대개 오지로 만들지만 간혹 구리나 놋쇠로 만든 것도 있다. 구리나 놋쇠 제품은 위아래가 따로 분리되게 만들어졌으나, 오지제품은 한데 붙여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허리가 잘록한 눈사람같이 생긴 그릇의 위·아래·중간이 모두 뚫어졌으며 허리 위에 긴 코 같은 대롱이 달려 있다. 뚜껑은 놋대야나 무쇠 솥뚜껑을 이용하였다. 솥뚜껑인 경우에는 손잡이가 밑으로 가게 덮는다.
술의 재료를 솥 안에 넣고 그 솥 위에 이 소주고리를 올려놓고 끓이면 그 증기가 솥뚜껑이나 대야 밑에 서린다. 이때 그 위에 찬물을 부으면 증류되어진 소주가 대롱을 통해 흘러내리게 된다. 이 찬물(냉각수)은 자주 갈아 부어야 한다. 증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솥과 소주고리와 뚜껑과의 틈새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메운다.
소주는 본래 아라비아인들에 의하여 개발된 것으로서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고려 말 원나라에 의해서였다. 그러므로 소주고리의 등장도 고려 말이나 조선시대 초기경으로 짐작된다. 크기는 대략 40∼60㎝ 정도의 높이이며, 큰 것은 아랫부분에 두 개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