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53.3㎝, 입지름 19.4㎝, 밑지름 18.6㎝, 배지름 43.3㎝.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소장. 입부분은 알맞은 높이로 올라와 있고 입에서 어깨부분까지는 둥글게 팽창되어 있어 대담하고 당당한 느낌을 준다.
유조(釉調)는 빙렬이 거의 없이 담청(淡靑)을 띤 청백색으로 형태 · 무늬 등과 함께 이 항아리의 완정(完整)한 품격을 최대한 살려주고 있다. 무늬로는 항아리 윗부분의 앞뒤에 철사(鐵砂)안료를 써서 포도송이가 달린 포도덩굴을 그렸는데, 구성과 포치가 매우 세심하여 기품 있게 그려진 한폭의 정제된 포도화(葡萄畫)를 보는 듯하다.
특히, 포도그림 자체에서 보여주는 사실성과 철사안료를 사용하여 농담과 강약을 적절히 구사한 고도의 회화적 표현이 매우 돋보인다. 조선시대에는 관수용(官需用) 및 어용(御用)의 기물을 관요(官窯)에서 제작하였다.
이와 같은 기물을 관리하던 사옹원(司饔院)에서는 매년 감조관(監造官)을 임명하여 화원들을 거느리고 사옹원의 분원(分院)이 있던 경기도 광주에 가서 자기에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이러한 예들은 우수한 회화적 의장을 가진 항아리 · 병 등에서 볼 수 있으며, 이 백자철화포도문 항아리 역시 그러한 경우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