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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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박물관 소장 해동명적 권수
소수박물관 소장 해동명적 권수
서예
개념
옛 서가의 법서를 나무나 돌에 새기고 탁본하여 만든 서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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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옛 서가의 법서를 나무나 돌에 새기고 탁본하여 만든 서첩.
내용

첩이라는 것은 본래 깁에 글씨를 쓴 것을 뜻하나 안권(案卷)이나 증서(證書)도 첩이라 하였기 때문에 옛사람들의 묵적(墨蹟)으로서 본받을 만한 법서를 모(模)하여 돌이나 나무에 새겨 이것을 보고 글씨를 배우게 하였다.

법첩의 시초는 중국 남당(南唐) 후주(後主)가 소장한 고금법서(古今法書)를 돌에 새겨 ‘승원첩(昇元帖)’이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송나라 때의 ≪순화각첩 淳化閣帖≫보다도 앞서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법첩의 종류도 많아지고 번각(飜刻 : 다시 새김)에 모각을 거듭함에 따라 법첩의 진실성이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가서 법첩의 가치는 점차 떨어져갔다.

이와 함께 법첩에 관한 연구가 하나의 학문으로 성립되었는데, ≪법첩간오 法帖刊誤≫라든가 ≪법첩보계 法帖譜系≫·≪법첩석문 法帖釋文≫·≪법첩석문고이 法帖釋文考異≫ 등 법첩에 관한 연구서들이 속출하게 되었고, 연구의 깊이가 더욱 발전하여 첩학(帖學)과 비학(碑學)으로 양분되는 학문체계가 성립되기에 이르렀다.

우리 나라의 역대법첩은 안평대군(安平大君)의 ≪비해당집고첩 匪懈堂集古帖≫이 가장 이른데, 현재 전해지는 것은 드물다. 그리고 신공제(申公濟)의 ≪해동명적 海東名蹟≫, 이우(李俁)의 ≪관란정첩 觀瀾亭帖≫, 이지정(李志定)의 ≪대동서법 大東書法≫, 박문회(朴文會)의 ≪고금역대법첩 古今歷代法帖≫, 백두용(白斗鏞)의 ≪해동명가필보 海東名家筆譜≫ 등을 유명한 법첩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 역대 간찰(簡札:편지글)을 수집하여 놓은 것까지도 합하면 그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이들은 모두 묵적을 그대로 모은 것들이며 나무나 돌에 모각한 것은 아니다. 오세창(吳世昌)의 ≪근역서휘 槿域書彙≫와 ≪근묵 槿墨≫은 바로 역대 간찰을 집대성한 대표적인 책이다.

법첩은 진적(眞蹟)을 모각한 것이기 때문에 모각하는 과정에서 진적과 똑같게 되지 않을 가능성은 있지만 진적으로 전해지지 않는 법서는 법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의의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 나라의 여러 법첩 중에는 대부분 중국의 법첩을 번각한 것이 많아 그 가치는 평할만한 것이 못된다.

다만 ≪대동서법≫과 ≪해동명가필보≫는 우리 나라의 역대 묵적을 모각한 것으로서 주목되는데, ≪대동서법≫은 중국의 법첩처럼 음각(陰刻)하여 백문(白文)으로 되었고, ≪해동명가필보≫는 양각(陽刻)하여 묵적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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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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