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어라고 하게 된 것은 한자의 부변(部邊)을 응용한 데서 나왔기 때문이다.
즉, 천불대(天不大)는 一(天자에서 大자를 빼면 一이 된다), 인불인(仁不人)은 二, 왕불주(王不柱)는 三, 죄불비(罪不非)는 四, 오불구(吾不口)는 五, 곤불의(袞不衣)는 六, 조불백(皂不白)은 七, 태불윤(兌不允)은 八, 욱불일(旭不日)은 九가 된다.
서울의 시전과 장시에서는 가게 주인인 방주와 거간인 여리군(餘利軍)이 생산자나 다른 상인과 흥정을 할 때 그들만 아는 변어를 사용하여 매매가격을 결정하였다. 여리군은 흥정을 붙이면서 가격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최종 결정은 주인손에 달렸으므로, 좀더 좋은 값으로 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모르는 암호의 사용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변어는 방주의 이익을 크게 해 주는 수단이기도 하였지만, 질서 있고 신속한 상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관행이기도 하였다.
현재 농수산물 공판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손가락을 이용한 경매 방법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변어는 가게의 취급 물종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았는데, 육주비전의 하나인 입전(立廛)의 변어는 帀(一) · 些(二) · 汝(三) · 是(四) · 伍(五) · 交(六) · 皂(七) · 兌(八) · 旭(九) · 帀(一0) 등이다. 즉, ‘一’자는 ‘帀’자에서 ‘巾’을 떼어버리면 ‘一’자가 되는 까닭으로 다른 숫자도 이에 따라 변을 떼어버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 그것의 사용 예는 〈표〉와 같다.
사용예 | 사용예 | 사용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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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脫巾) | 五一(人巾) | 二00(脫此) |
二(脫此) | 五二(人此) | 三00(脫女) |
三(脫女) | 五三(人女) | 四00(脫女) |
四(脫正) | 五四(人正) | 六00(交 字) |
五(脫人) | 五五(兩人) | 七00(交乙白) |
六(交字) | 五六(人交) | 八00(兌孫伊) |
七(交乙白) | 五七(人白) | 九00(旭字) |
八(兌孫伊) | 五八(人兌) | 一000(脫巾) |
九(旭字) | 五九(人旭) | 一0000(脫巾) |
一0(脫巾) | 六0 (交字) | |
一一(兩巾) | 六一(交巾) | |
一二(巾此) | 六二(交此) | |
一三(巾女) | 六三(交女) | |
一四(巾正) | 六四(交正) | |
一五(巾人) | 六五(交人) | |
一六(巾交) | 六六(兩交) | |
一七(巾白) | 六七(交白) | |
一八(巾兌) | 六八(交兌) | |
一九(巾旭) | 六九(交旭) | |
二0 (脫此) | 七0(交乙白) | |
二一(此巾) | 七一(白巾) | |
二二(兩此) | 七二(白此) | |
二三(此女) | 七三(白女) | |
二四(此正) | 七四(白正) | |
二五(此人) | 七五(白人) | |
二六(此交) | 七六(白交) | |
二七(此白) | 七七(兩白) | |
二八(此兌) | 七八(白兌) | |
二九(此旭) | 七九(白旭) | |
三0 (脫女) | 八0(兌孫伊) | |
三一(女巾) | 八一(兌巾) | |
三二(女此) | 八二(兌此) | |
三三(兩女) | 八三(兌女) | |
三四(女正) | 八四(兌正) | |
三五(女人) | 八五(兌人) | |
三六(女交) | 八六(兌交) | |
三七(女白) | 八七(兌白) | |
三八(女兌) | 八八(兩兌) | |
三九(女旭) | 八九(兌旭) | |
四0 (脫正) | 九0 (旭字) | |
四一(正巾) | 九一(旭巾) | |
四二(正此) | 九二(旭此) | |
四三(正女) | 九三(旭女) | |
四四(兩女) | 九四(旭正) | |
四五(正人) | 九五(旭人) | |
四六(正交) | 九六(旭交) | |
四七(正白) | 九七(旭白) | |
四八(正兌) | 九八(旭兌) | |
四九(正旭) | 九九(兩旭) | |
五0 (脫人) | 一00(脫巾) | |
〈표〉 立廛邊語의 사용 예 |
그 밖의 숫자도 모두 이 예를 본뜬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