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부개·씻부개·씻부개기 등으로도 불리는데 제주도 농가에서 주로 쓰인다. 씨앗은 대개 허벅(물동이)에 보관하는데 그 중에서도 귀중한 씨앗은 대개 이 부개기에 넣어서 저장하게 된다.
씨앗을 허벅에 넣어서 보관할 때는 ‘씨허벅’이라 이름하고 부개기에 넣어서 보관할 때는 ‘씻부개’라 부른다. 허벅에 넣어서 씨앗을 보관할 경우, 쥐의 피해를 막는다는 이점이 있으나 공기의 소통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씨앗 저장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그러나 부개기는 짚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한겨울에 변질이 되거나 또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서 발아를 하거나 썩는 일이 없다. 온도의 조절이나 공기의 소통이 잘되어 습기가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씨앗 보관 그릇으로는 이상적이다.
흔히 아궁이 위의 벽이나 그 천장에 매달아 보관하는데 이는 아궁이에 불을 땔 때 그 연기가 부개기에 쐬어 씨앗에 생기는 벌레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는 통통하면서도 귀엽게 생긴 아이를 보면, “어! 그놈 부개기같이 북시락하다.”고 칭찬하기도 하는데 이는 부개기의 앙증스러움을 말해주는 것이다. 부개기의 재료는 주로 짚이 이용되고 있지만, 미(억새 속잎) 또는 신서란 등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