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길이만큼 하며, 주머니칼을 접은 것과 비슷하다. 부싯쇠·부쇠·부수·화도(火刀) 등으로도 불리어진다. 보통 얇은 쇳조각(강철)을 그대로 이용하지만, 상류계급에서는 손잡이를 가죽으로 입히고 여러 가지 장식을 하여 문양을 내고 호화롭게 멋을 부리기도 했다.
부시를 쳐서 불을 얻는 데는 필수적으로 부싯돌·부싯깃이 갖추어져야 하며, 그밖에도 부시통이나 부시쌈지가 있어야 한다. 불을 일으킬 때에는 한 손에 부싯돌을 잡고 그 위에 부싯깃을 얹어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잡고 반대편 손에 부시를 들고 내리쳐서 강한 마찰을 일으키면 불이 일어난다.
부싯돌은 석영(石英)의 한가지로 차돌이라고도 한다. 몸이 아주 단단하고 백색·회색·갈색·흑색 등 여러 가지 빛깔이 있으며 반투명 또는 불투명하기도 하다. 부싯깃은 수리취·쑥잎 등을 불에 볶아 곱게 비벼서 만든 것도 있고, 솜이나 백지 따위를 잿물에 여러 번 묻혀서 만든 것도 있다. 또 산간지방에서는 칡잎을 비벼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구를 넣어서 지니는 주머니를 부시쌈지라 하고, 또한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을 부시통이라 한다.
부시는 태고 때부터 있었다고 할 수 있다. 19세기에 이르러 성냥이 등장하면서 차차 생활권에서 밀려나다가 결정적으로는 라이터가 나타나면서 사라져 버렸다. 우리나라의 농어촌에서는 이 부시가 1950년대까지도 필수품이었다.
1906년에 오스트리아에서 철과 세륨의 합금을 발화석(發火石)으로 사용하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벤젠류를 사용한 오일라이터가 생겨나 제1·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 각국에 널리 퍼졌다. 그러나 1946년에 프랑스에서 액화석유가스를 연료로 하는 가스라이터를 고안하기에 이르러 오일라이터는 인기를 잃었다. 그 뒤 전자라이터가 발명되어 각 메이커는 전자라이터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