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본향당(本鄕堂)으로 전에는 ‘남당’이라 하였는데 근래에는 신의 직능을 따라 해신당이라 부르고 있다. 이 마을은 어촌이기 때문에 해신이 마을의 수호신인 본향당신이 되어 있다.
당은 마을의 북쪽 바닷가 방파제 곁에 있다. 널찍하게 정방형으로 돌담울타리를 두르고 울타리 안 북쪽 벽에 높이 134㎝의 ‘해신지위(海神之位)’라고 새긴 비석을 세워 신체(神體)로 삼고 있다. 비석 앞에 2단계의 제단이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다.
또 서쪽 벽에는 ‘개당한집님’이라는 신의 자그마한 제단이 만들어져 있다. 개당은 본래 마을의 동쪽에 따로 있었는데, 이곳으로 옮겨다 같이 모신 것이다. 신명은 해신지위(海神之位)라고 한자로 새겨 있지만, 심방(무당)은 ‘해신당한집’ 또는 ‘남당하르바님’·‘남당할마님’이라 부른다.
후자가 더 옛 이름으로 부부신이 좌정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부부신에 대하여 긴 본풀이는 형성되어 있지 않고 “가는 선(船) 오는 선 삼천 어부 일만 잠수 차지한 한집”이라 하여 어부와 해녀를 관장·수호하는 신이라고만 설명한다.
당굿은 매년 1회, 어부와 해녀 중에서 세헌관을 선출하고 포제(酺祭:마을을 지키는 귀신에게 소원을 비는 의식) 날에 한다. 즉, 포제는 마을의 남성들이 주관하여 남성들만으로 제관을 뽑고 음력 정월 상정일(上丁日) 자시(子時)에 유교식으로 지내는 동제인데, 제가 끝나 날이 밝으면 해신당에서 당굿을 하는 것이다.
마을 공동 축원용의 도제상의 제물은 포제에 썼던 돼지머리와 오과(五果) 등을 그대로 올리고, 메·시루떡·쌀·해어 등은 이장집에서 마련하여 젯상을 차린다. 당굿은 해신부부뿐만 아니라 용왕과 영등신도 청하여 이들 신에 대한 굿도 겸하여 하루종일 행하여진다.
당굿은 포제가 끝난 뒤 포제에 쓰였던 제물을 올리는 등 유교식 동제 우선의 관념과 당굿이면서 용왕·영등신 등도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어촌 동제적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