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으로 마을 안 바닷가 쪽 사농물이라는 곳에 있다. 당은 초가 10여 평의 건물로 되어 있는데, 이 당을 마을에서는 ‘큰당’이라 부른다. 마을에는 큰당 외에도 ‘남당’이라는 당이 있는데 큰당이 있는 사농물 맞은편 바닷가에 있다.
본향당은 신목(神木)도 없이 돌로 울타리를 둘러놓고 안에 돌로 제단을 만들어놓은 형태이다. 바닷가이므로 해풍 때문에 나무가 자랄 수 없는 곳이다. 큰당과 남당의 신은 각각 직능이 다르다. 큰당에 모셔진 신은 나주목사·나주판관·요(용)왕대부인(龍王大夫人)으로 마을 사람의 출생·사망·호적·생업 등 마을 전체의 일을 관장하는 본향신이다.
남당의 신은 남당 하르방·남당 할망·큰도 안전·큰도 부인·중의대사 등으로서 어선·해녀·육아 등을 관장하는 신이다. 그 당과 직능이 다르지만 큰당인 본향당에 이 신들의 신도(神圖)가 신체(神體)로 모셔져 있고, 큰당의 당굿을 할 때 남당의 신들도 함께 모신다. 신도는 8폭이 있었는데 최근에 불타 없어졌다.
그 신도는 먹으로 소박하게 그린 그림이었으며 각 폭마다 한자로 신명(神名)이 쓰여져 있었는데, 이 신명은 이 당의 본풀이에 구전되는 신명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서 원신명과의 대조에 참고가 된다. 이 당의 제의는 다른 당들에 비하여 많은 편인데 12월 그믐날의 계탁제, 정월 2·3일의 신과세제, 정월 14일의 용왕제, 정월보름날의 마불림대제, 7월 14일의 백중제, 8월 14일의 추석제, 12월 14일의 대술룸대제 등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제일마다의 굿이 없어지고 정월의 신과세제와 용왕제에 각 가정에서 제물을 가지고 가서 매인 심방을 빌려 축원을 올리는 정도이다. 당의 본풀이에 의하면 나주목사·나주판관은 나주에서 들어와 이 마을의 수호신이 되었다 하고, 남당 하르방·남당 할망은 마을의 남당칠머리라는 곳에서 솟아난 신으로 어선과 해녀·어장(漁場)을 차지하게 되었다 한다.
그리고 중의대사는 강원도 철산의 승려였는데 제주 산의 영기를 구경하러 왔다가 조천읍 북촌리의 잔칫집에서 돼지고기를 먹어 절간으로 돌아갈 수가 없게 되자, 구좌읍 행원리에 있는 문씨고냥 할망이라는 여신과 부부가 되어 같이 좌정해 있다가 먹고살 길을 찾아 이 마을의 남당 하르방을 찾아와서 어선·해녀·어장을 관장하게 되었다 한다. 중의대사는 돼지고기를 먹은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신에게만은 돼지고기를 제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