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16㎝, 입지름 15.3㎝, 밑지름 7.8㎝. 간송미술관 소장. 회색 태토(胎土)에 백토(白土)로 면상감(面象嵌)한 뒤 연한 청색을 띤 회백색의 투명한 유약(釉藥)을 얇게 골고루 칠하였으며 광택이 있다.
무늬는 도식화되었으며, 주문양(主文樣)인 모란무늬가 활달하게 전개되고 있는 사이로 큰 줄기를 율동감 있게 둘렀다. 합신(盒身)의 아가리[口緣部]에는 초화문양대(草花文樣帶)를 둘렀으며 그 아래 두 줄의 선을 긋고 그 안에 한정시켜 모란무늬를 상감하였다. 뚜껑 아가리 역시 초화문양대를 두고 위로 두줄의 선 안에 모란을 배치한 뒤 다시 위로 가지를 뻗어 모란 한송이를 윗면에 상감하고 있다. 뚜껑의 안쪽에는 무늬가 없다.
조선 초기의 풍만하고 양감이 있는 합의 형태를 잘 반영한 대표적인 작품이며 굽의 형태도 밑으로 벌어져 있어 안정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 합과 비슷한 면상감 기법의 파편이 1963년에 광주광역시 북구 충효동 요지에서 발굴, 조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