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31.7㎝, 입지름 8.0㎝, 밑지름 9.9㎝.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당초 덩굴같이 휘어서 돌아간 가지에 활짝 핀 세 송이의 연꽃이 새겨진 흑백 상감의 병이다.
날씬한 목, 시원하게 수평으로 벌어진 주둥이, 적당한 양감의 몸의 비례가 적절하여 전형적인 15세기 분청사기 병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늬는 2~3줄의 횡선을 둘러 구획한 다섯 칸의 문양대에 시문되어 있는데, 중심문양대에는 둥글게 율동하는 덩굴에 활짝 핀 연꽃을 하향 배치함으로써 생동감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연꽃잎의 맥과 잎맥은 흑백 선상감으로 처리하여 한층 생동감을 높여주고 있으며, 문양 이외의 배경은 우점(雨點)으로 메웠다. 중심문양대 위아래 종속문양대에는 중연판문(重蓮瓣文)과 연엽문(蓮葉文)대가 배치되었고, 주둥이 끝에는 도식화된 당초문이 상감되었다.
유약은 전체에 시유되어 있는데, 잘 녹아 맑고 광택이 있으나 그릇 표면이 고르지 못하며 가는 빙렬이 있다. 주둥이 부분은 후에 복원, 수리되었으며, 굽은 다리굽으로 접지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내화토(耐火土)를 얇게 발라서 구웠고 굽 안에는 다진 흔적과 터진 흠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