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는 쇠를 먹고 사는 설화 속 동물로서, 죽일 수 없는 괴생물이다. 그 특징이 이름이 되어 ‘불가살이’라고도 부른다. 우리 설화 속의 불가사리는 돼지와 개미, 쥐, 말, 벌레 등 형태가 다양하며, 쇠붙이를 먹으며 몸집을 키우지만 상극인 불에 의해 소멸한다. 불가사리 설화는 대체로 고려와 조선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하며, 신돈과 사명대사, 이성계 등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불가사리는 고소설뿐만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만화, 동화, 웹툰 등에서 매력적인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불가사리의 기원을 주1에서 찾기도 한다. 『산해경』 「서산경(西山經)」에 맹표(猛豹)가 나오는데, 곽박(郭璞: 276324)은 “맹표는 곰같이 생겼는데, 뱀과 구리[銅]와 철(鐵)을 먹는다”고 주석을 달았다. 후에 학의행(郝懿行: 17571825)은 맹표와 맥표(貘豹)는 같은 동물이라고 설명하였다.
‘맥(貘)’에 대한 기록은 중국의 전통 시기 내내 이어져 왔다. 맥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곰과 코끼리, 소, 사자, 늑대, 당나귀 등을 혼합하여 묘사하고 있으며, 쇠를 먹는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의 기록에 따르면, 맥은 사람들의 걱정거리가 되지만 약용의 효과가 있으며, 맥의 가죽을 깔고 자면 돌림병을 치료하고 사기(邪氣)를 물리친다고 한다. 맥은 그림으로 그려지거나 건물 등에 조각되어 벽사(辟邪)의 신앙과 결부되며 발전하였다.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불가살이’와 중국의 ‘맥’은 쇠를 먹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별개로 발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구비문학대계』에는 모두 19편의 불가사리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이야기 대부분은 고려와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신돈(辛旽)과 이성계(李成桂), 서산대사(西山大師), 승려 등 많은 역사적 인물이 등장한다. 핍박을 받는 사람들[주로 신돈, 사명대사, 승려 등의 불자들]이 갇혀 있는 상황에서 돼지와 개미, 쥐, 말, 벌레 모양의 물건을 만드는데, 이것들은 쇠를 먹어 치우면서 몸집이 커지는 괴생물로 변화한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죽일 수 없어서 ‘불가살’이라고 불렸다. 나라 안의 모든 쇠를 삼키는 괴물이 된 ‘불가살’을 제거하기 위해 소금과 주문, 회초리와 불 등이 동원되는데, 결국 ‘불가살이’는 불에 태워져 없어진다는 내용이다.
조선시대 『송남잡지(松南雜識)』에는 ‘불가살’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민간에 전하기를 송도 말년에 어떤 괴물이 있었는데, 쇠붙이를 거의 다 먹어 버려 죽이려고 하였으나 죽일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불가살’이라고 이름하였다”고 나와 있다. ‘불가살이’에 대한 내용은 1921년 광동서국(光東書局)에서 출판한 현병주[현영선]의 소설 『송도말년불가살이전(松都末年不可殺伊傳)』에도 나온다. 고려 후기~조선 전기가 배경이며, 쇠를 먹는[食鐵] 민간 수호자로서의 괴수 ‘불가살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불가살이’가 중국, 이집트와 로마까지 이동하여 모든 쇠를 먹어 치운다는 내용이며, 불교의 윤회사상과 민간신앙, 도교사상 등이 반영되어 있다.
불가사리 설화는 현대에 와서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웹툰 등 다양한 매체로 재탄생하고 있다. 1962년에 김명제 감독의 「불가사리」가, 1985년에는 신상옥 감독의 「불가사리」가 북한에서 제작되었다. 만화 「불가사리」[1971년], 동화 『쇠를 먹는 불가사리』[1998년]도 출판되었으며, 드라마 「불가살」[tvN, 20212022]도 제작되었다. 웹툰 「천년 구미호」[2011년2016년]와 「호랑이형님」[2015년2023년], 「요괴대전」[2015년2020년에는 불가사리로, 「먹지마세요」[2019년~2024년]에는 불가살로 등장하였다. 쇠를 먹으며 죽지 않는다는 캐릭터는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이야기의 화소가 되어 다양한 매체에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