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는 ‘불돗제’라고 한다. 불도는 ‘불도할망’을 줄인 말로 제주도의 산육신(産育神)인 ‘삼승할망’의 별칭이다.
이 신은 임신과 해산 및 아기의 성장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그 휘하에 북두칠원성군(北斗七元星君), 요람인 아기구덕(아기를 재우는 긴 네모꼴의 구덕)을 차지한 구덕삼승, 아기 업저지(어린아이를 업어주며 돌보는 계집아이)를 차지한 업개삼승 등 여러 하위신을 거느리고 있다. 불도제는 이 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굿이다.
굿은 택일을 하여 제주(祭主)의 집에서 한다. 굿청은 방안에 병풍을 쳐서 메·떡·편포·과실·계란·채소류·물·동백꽃·쌀·실·화폐·술 등의 제물을 진설하고 ‘할마님송낙’이라는 삼승할망의 신체(神體)를 만들어 세운다.
도포를 입은 심방(무당)이 맹두와 바랑(바라) 등의 무구를 가지고 노래와 춤으로 굿을 진행하는데, 굿은 천지개벽으로부터 지리·역사의 형성을 노래하는 ‘베포도업침’으로 시작한다.
굿하는 날짜와 장소를 설명하는 ‘날과 국섬김’, 굿하는 사유를 설명하는 ‘연유닦음’을 하고, 신이 하강할 신궁의 문을 여는 ‘군문열림’을 하여 신을 청하여 들이는 ‘신청궤’를 한다.
이렇게 하여 신을 청하여 앉히면 차려놓은 제물을 먹도록 권하고 아기의 무병성장과 자손의 번성을 기원하는 ‘추물공연’을 하고 제주로 하여금 소지를 올리고 배례를 하게 한다.
이로써 주신(主神)인 삼승할망에 대한 기원이 끝나면 삼승할망은 하늘로 올라가도록 보내고, 제주의 아기를 맡아 수호해주는 하위신들을 벽장에 옮겨 모시는 행사를 한다. 이를 ‘잉어메어살림’이라 한다.
여기서 “네공전 할마님은 진 안으로 잉어메어살립니다.”라는 사설을 노래하고 심방과 제주가 ‘할망다리’라는 긴 무명을 양쪽 끝에서 서로 잡아당기는데, 제주가 이기도록 하고 그 무명을 벽장의 상에다 안치시킨다.
그런 뒤 심방이 모든 하위신들이 힘을 합쳐 ‘아기를 잘 자라게 해주십시오’라는 간절한 기원을 한 뒤 신을 아기의 머리맡에 좌정시키는 것으로 굿이 끝난다. 이 굿은 소규모의 아기비념(일명 할망비념)과 같은 취지의 것인데 그것을 더욱 확대시킨 것이다. 그리고 불도제라는 불교적 명칭이 붙었지만 그 행사에 불교적인 색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