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이나 왕비 등의 상사에 즈음해 습(襲)·염(殮)·성복(成服)·성빈배설(成殯排設)·제전(祭奠)·도산릉(到山陵)·혼전(魂殿) 설치 등에 관한 제반 의식·절차를 기록한 책이다.
이 의궤는 모두 41종이 전하는데, 빈전도감의궤와 혼전도감의궤가 따로 편성된 것과 합편된 것이 있다. 또한 빈·왕세자·세자빈의 경우에는 ‘빈궁혼궁도감의궤(殯宮魂宮都監儀軌)’로 책명을 붙이고 있다.
빈전혼전도감의궤는 1600년(선조 33) 선조비 의인왕후(懿仁王后)의 국장 때 만든 『의인왕후빈전혼전도감의궤』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전하지만, 임진왜란 이전에도 의궤가 만들어졌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의궤의 내용과 체제는 1800년(순조 즉위년) 정조의 국장 때 이후의 것과 그 이전의 것에 큰 차이가 있다. 정조 이전의 의궤에는 권두에 소선도(素扇圖)·소개도(素蓋圖)·명정도(銘旌圖)·찬궁도(欑宮圖) 등의 도설을 싣고 있다.
다음으로 「빈전도감의궤」에 좌목(座目)·사목(事目)·의주(儀註)·계사(啓辭)·이문(移文)·감결(甘結), 「빈전일방의궤( 殯殿一房儀軌)」에 예조단자(禮曹單子)·감결질(甘結秩)·이문질(移文秩), 「빈전이방의궤(殯殿二房儀軌)」에 상복(喪服), 「빈전삼방의궤(殯殿三房儀軌)」에 습염제사(襲殮諸事)·찬궁배설(欑宮排設), 그 밖에 「별공작의궤(別工作儀軌)」 등이 수록되어 있다.
「혼전도감의궤」에는 좌목·계사질·이문질·품목질(稟目秩)·감결질 등과 「혼전이방의궤」·「삼방의궤」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혼전일방의 업무는 도감에 통합되어 있다. 빈전일방의 소관 업무는 제전제구(祭奠諸具)의 준비, 명정(銘旌)에 관한 일, 기타 성복 후의 빈전제사(殯殿諸事) 등이다.
1800년 정조의 국장 때에 만든 『정조대왕빈전혼전도감의궤』는 그 내용과 체재 면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 의궤의 범례에 따르면 ① 그 이전에는 빈전과 혼전의 의궤를 각각 따로 기록했으나 서로 관계가 밀접해 뗄 수 없어서 여기서는 합록해 상고하기 편리하도록 하였다.
② 각 방(房)의 의궤도 빈전과 혼전을 구별하지 않고 합해 1편으로 엮었다. ③ 의궤 앞에 소선도·소개도·명정도 등의 도설을 수록하는 것이 전례이나, 『상례보편(喪禮補編)』에 의거, 싣지 않기로 하였다. ④ 의주(儀註)에는 본조 밑에 쌍행으로 이설(異說)을 기록하고 있다.
⑤ 전교나 주계는 서로 말이 연접되도록 차서(次序)를 따라 수록하였다. ⑥ 존경해 쓰는 말을 기록할 때, 항(行)을 바꾸어 높이거나 낮추어 쓰던 것을 『국조보감(國朝寶鑑)』의 예를 따라 한자의 간격을 두도록 한다고 되어 있다.
편차를 보면 권 상의 권두에 대행대왕(大行大王)의 죽은 날짜가 기록되어 있고, 묘호·시호·전호에 이어 범례·목록, 좌목·사목·거행일기·의주·승전·품목·이문·예관(禮關)·감결·실입용환(實入用還)·내하수용(內下需用)·상전(賞典)·의궤사례 등이 실려 있다.
권 중은 「일방의궤」로 감선식(監膳式)·제전기수식(祭奠器數式)·진설도식(陳設圖式)·각양배일(各樣排日)·재궁결과식(梓宮結裹式)·발인시인마파정식(發靷時人馬把定式)·품목·이문·내관·감결·각처수본(各處手本)·실입·용환·환하(還下)·공장(工匠)·삼시실입(三寺實入)·축문·진향문(進香文)의 순이다.
권 하의 「이방의궤」는 성복제사(成服諸事)의 품목·감결·실입·용환·공장, 조성제사(造成諸事)의 품목·이문·내관·감결·실입·용환·환하·전배용환(前排用還)·공장, 수리제사(修理諸事)의 수본(手本)·감결·실입·공장 등이 실려 있다.
「삼방의궤」는 초상제구(初喪諸具)·금화제구(禁火諸具), 발인 때의 행로배설(行路排設), 제기주성 등에 관한 기록이 있다.
「별공작의궤」는 빈전 및 혼전에 진배하는 목물·철물의 조성 등에 관한 기록으로 되어 있다.
1800년대에 만든 의궤들은 모두 『정조대왕빈전혼전도감의궤』의 내용과 체재를 본뜨고 있다.
1895∼1897년의 『명성황후빈전혼전도감의궤(明成皇后殯殿魂殿都監儀軌)』도 내용과 형식이 그와 비슷하다. 다만 이문을 조회(照會)로, 내관을 내조(來照)로 표현하는 등 용어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 의궤들은 모두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