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지(書寫地)·서사자(書寫者)·서사년(書寫年) 등이 기록되어 있는데 필사본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필사본은 크게 편·저자가 초(抄) 잡아 쓴 고본(稿本)과 원본을 뒤에 베껴 쓴 전사본(傳寫本)으로 나눌 수 있다.
고본일 때는 그 저작의 성립 시기를 알 수 있으며, 전사본일 때는 서사 시기를 알 수 있다. 사기의 형식은 간기(刊記)와 비슷하나 책 끝에 ‘사료(寫了)·요(了)·완(完)’ 등의 문구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서사 시기는 간지(干支)만 쓴 것이 많기 때문에 고증에 주의하여야 한다.
필사본 중 천도(薦度)·공덕(功德)·권선(勸善) 등을 위한 신앙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사경(寫經)에는 독특한 사기형식이 나타나고 있다. 그 용례를 보면, 고려시대 1280년(충렬왕 6) 왕의 발원으로 은자대장도감(銀字大藏都監)에서 사성(寫成)한 ≪감지은니보살선계경 紺紙銀泥菩薩善戒經≫ 권8에는 ‘지원17년경진세고려국왕발원사성은자대장(至元十七年庚辰歲高麗國王發願寫成銀字大藏)’의 사기가 있고, 1388년(우왕 14)에 노유린이 시주하여 만든 공덕경인 ≪감지금니묘법연화경 紺紙金泥妙法蓮華經≫ 권6에는 ‘홍무21년무진4월일사성시주봉익대부전공판서노유린(洪武二十一年戊辰四月日寫成施主奉翊大夫典工判書盧有麟)’의 사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사경에 나타나는 사기의 형식은 사성 연월일 다음에 발원자나 시주자 또는 사성자를 표시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