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목활자본. 252수의 시가 수록되었다. 1914년 후손 상학(相學)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최영년(崔永年)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방현손 여규형(呂圭亨)과 현손 준연(駿淵)·상학의 발문이 있다.
꾸밈새 있게 편집된 시집으로 세상의 평판이 높다. 시는 조선 중기의 풍웅고화(豊雄高華)한 성당풍에서 벗어나 명청(明淸)의 풍기가 있어, 마치 가을날 청초하게 핀 국화꽃을 연상시킨다.
「계춘소집(季春小集)」은 화창한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 속에 친척들과 어울려 즐기는 정회를 한 폭의 그림인 양 묘사해낸 작품이다.
「대설운(大雪韻)」에서는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씻어내고 추악함을 가려주는 눈의 순결한 모습을 묘사하면서 청정한 내면의 지향을 밝히고 있고, 「우음(偶吟)」에서는 시와 술로 보낸 평생을 돌아보는 반성의 심회를 밝히면서도 이백(李白)의 고사를 빌려 변명하는 풍류를 잃지 않고 있다.
그밖에 떠도는 나그네의 쓸쓸한 심회를 묘사한 「창성객관(昌城客館)」이나, 선경과 같은 만월대의 경치에 취하여 돌아옴을 잊었다고 한 「만월대(滿月臺)」 같은 작품들은 모두 운치와 격조를 두루 갖춘 명편들이다.
그밖에 전편에 실린 주옥 같은 시들은 조선 후기 시풍의 변화와 경향을 이해하는 데 참고자료가 된다. 규장각도서·장서각도서 및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