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멕이기 (멕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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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일대 산간지방에서 행하여지는 산신신앙을 지칭하는 용어. 산신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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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태백산맥일대 산간지방에서 행하여지는 산신신앙을 지칭하는 용어. 산신신앙.
내용

산멕이·산치성·조상보기·쇠구영신모시기 등으로도 불린다. 산신에게 가내평안과 제액초복(除厄招福 : 재앙을 막아주고 복은 부르는) 및 가축번성 등을 기원하는 제의로 매년 정기적으로 행한다.

대개 3월 삼짇날, 4월 초파일, 5월 단오 때 많이 하는데, 곳에 따라서는 음력 정월 첫 말날이나 대보름, 3월 초하룻날 또는 음력 4월에 날을 받아서 하거나 입하·중구(重九) 등에 하기도 한다. ‘산멕이기’에서 ‘산멕인다’는 말은 ‘산먹인다’에서 나온 한글모음역행동화현상이다.

이 제의는 『삼국지』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에 “호랑이를 신으로 삼아 제를 지냈다(又祭虎以爲).”라고 하는 예국(濊國) 풍속의 한 잔존형태로 볼 수 있다. 산을 지키는 영물이라고 해서 산지킴이·산군(山君)·산신 등으로 불리는 호랑이는 고래로부터 산신의 지위에 있었다. 인지(人知)가 발달함에 따라 호신(虎神)과 인신(人神)으로 분리되었고, 호신은 산멕이기 형태로, 인신은 산신제 형태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산신제가 마을 전체 주민이 지내는 마을 공동제라고 한다면, 산멕이기는 삼척시 원덕읍과 가곡면의 경우처럼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수도 있지만, 대개 가족제(家族祭) 내지 문중제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간혹 복자(卜者)나 무당을 대동하고 산에 오르기도 하나 전반적인 경향은 아니다.

제의장소는 마을 뒷산이나 인근 산의 정상, 또는 산 속이나 깊은 계곡으로 해마다 같은 장소 같은 나무이며 그곳은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곳이다. ‘산을 멕이러 간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제의에는 신을 위한 제물을 마련해야 한다.

집집마다 부엌에는 산줄(산멕이줄)이라고 하는 1m 정도의 왼 새끼를 꼬아 만든 줄을 매달아놓고, 1년 동안 집안에 귀한 음식이 들어오면 먼저 그곳에 보이고 먹거나, 일부를 떼어서 그곳에 매단 뒤 먹는다. 이 산 줄은 신체(神體)의 상징이며, 지방에 따라서는 삼베헝겊이나 구멍 뚫린 돌에다 삼베헝겊을 묶어서 부엌이나 마구간에 걸어두기도 한다.

제의는 개인제, 곧 가족 제의 경우 대개 동이 트기 전 이른 새벽이나 아침에 지내는데, 산에 올라갈 때 제물과 함께 산멕이 줄도 같이 가지고 간다. 산에 올라가면 우선 제장에 금줄을 치고 자기 나무에 산멕이 줄을 걸어 놓는다. 삼베나 광목 등의 천을 가로 1m 정도로 걸어놓거나 실타래에 한지를 묶어서 나무에 걸기도 하며, 혹은 아무 것도 걸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제물을 진설하고 잔을 올린 뒤 절을 한다.

이어서 가내평안과 소원성취·가축번성 등을 기원하는 여러 가지 축원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당의 축원이 있기도 한다. 축원이 끝나면 제물을 조금씩 작은 그릇에 담아 주변에 던진다. 부정(不淨)이 들어 산에 가지 못하는 사람은 부엌 입구에 한지와 실을 매달고 여기에 산 줄을 함께 걸기도 한다.

제물은 채소·과일· 어물·메·시루떡·문수떡·대구포 등을 쓰는데, 삼척시 근덕면 양지리에서는 과일과 구운 김을 꼭 쓰고 고기는 쓰지 않는 곳도 있다. 강릉시 옥계면에서는 제의에 여인들만 참석하는데, 자기 친정집 산쪽을 향하여 제를 올리는 것이 흥미롭다. 산은 ‘산육신(産育神)’ 또는 ‘삼[胎]’과의 유음연상법(類音聯想法)으로 인하여 소의 성장의례에도 연관을 짓고 있다.

삼척시 노곡면 상월산리 에는 소를 키우는 데 신을 위하지 않으면 소가 다치거나 산에 가서 구르는 재앙이 따른다는 속신이 전한다. 제를 주관하는 사람은 여인 혼자 지내는 곳, 남자만이 지내는 곳, 내외가 같이 지내는 곳, 집안 모두가 가서 지내는 곳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신체는 바위가 될 때도 있으나 대개 소나무로 신체를 삼으며, 각 집마다 자기 소나무가 있는 점이 특이하다.

참고문헌

『삼척지방의 마을신앙』(장정룡, 삼척문화원, 1993)
『한국시가(韓國詩歌)의 민속학적연구』(김선풍, 형설출판사, 1977)
「영동지역 산멕이연구」(김경남, 『임영문화』16, 강릉문화원,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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