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판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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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 영등굿(산받음)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 영등굿(산받음)
민간신앙
의례·행사
제주도무속에서 산판으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점법.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산판점은 제주도무속에서 산판으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점법이다. 점구는 천문·상잔·산대로 이루어져 있다. 천문은 엽전 모양을 따 만든 듯하고, 하늘의 신성한 돈이라는 뜻이다. 상잔은 술잔 모양이며 ‘점치는 잔’, 산대는 접시 모양이며 ‘점치는 잔의 대’라는 말이다. 산대 위에 천문 두 개와 상잔 두 개를 올려놓는 것이 산판이며, 이를 가지고 점치는 것이 산판점이다. 점법은 신의를 물으면서 천문과 상잔을 지면에 던져놓고 각각의 상태를 보고 판단한다. 천문과 상잔의 자빠짐은 문의 열림을, 엎어짐은 문의 닫힘을 상징한다.

목차
정의
제주도무속에서 산판으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점법.
내용

‘算盤占[산판점]’으로도 표기하기도 한다. 점구는 천문(天門)·상잔(床盞)·산대(算臺)로 이루어져 있다.

천문은 지름 6㎝ 내외의 엽전 모양으로 된 놋쇠제품으로 중앙에 네모난 구멍이 있고, 그 표면에 한자로 천지일월(天地日月), 또는 천문일월(天門日月) 혹은 천지문(天地門)이라 새겨져 있다.

그 형태로 보아 엽전의 모양을 따 만든 듯하고, 하늘의 신성한 돈이라는 뜻에서 ‘천문’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하다. 상잔은 지름 4㎝ 내외, 깊이 1㎝ 내외의 놋쇠제품으로 술잔 모양이다.

상은 산(算)의 음변으로 ‘점(占)’의 뜻이 있고, 잔(盞)은 술잔의 의미로 곧 ‘점치는 잔’이라는 뜻의 말이다. 산대는 지름 11㎝ 내외, 깊이 1㎝ 정도의 접시 모양의 것으로 ‘점치는 잔의 대’라는 말이다.

이 산대 위에 천문 두 개와 상잔 두 개를 올려놓아 이것을 한 조로 하여 산판이라 총칭한다. 이 산판을 가지고 점치는 것을 산판점이라 하는데, 이 점은 신칼점과 병행하여 모든 무의(巫儀)에서 행해진다.

산판점의 기원과 유래는 제주도 무가 〈초공본풀이〉에 나타나 있다. 여기에 산판·신칼·요령을 일컬어 삼멩두라 부르는 내력이 밝혀져 있고, 그것이 어떻게 심방과 관계되는가를 알게 한다.

그 점법은 심방이 천문 두 개와 상잔 두 개를 산대에 올려놓아 오른손으로 들고, 청신(請神)에서의 신의 하강여부, 송신(送神)에서의 신의 귀환여부, 잡귀의 구축여부, 운수의 길·불길 등 신의를 물으면서 천문과 상잔을 지면에 던져놓는다.

그래서 그것들이 각각 어떻게 엎어지고 자빠지느냐의 상태를 보고 판단한다. 천문과 상잔은 각각 2개씩이므로 그 엎어지고 자빠지는 상태는 9종류가 나오는데 그 각 상태에 대한 해석·판단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가문공사 : 상잔 하나가 엎어지고 나머지 상잔 하나와 천문 두 개가 모두 자빠진 상태를 가문공사라 한다. 이 괘는 운수 판단에는 가장 길함을 나타내고, 청신할 때는 신령이 즐거이 하강함을 의미하지만, 송신할 때는 그 반대로 돌아가지 않음을 의미한다.

② 양도막음 : 상잔 두 개는 엎어지고 천문 두 개는 자빠진 형태를 양도막음이라 한다. 이 괘는 운수를 점칠 때는 불길함을, 청신할 때는 신궁의 문이 열리지 않아서 하강하지 않음을 의미하나, 송신할 경우의 점에서는 신령이 잘 돌아간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액막이의 점에서는 액을 잘 막아줄 것을 의미하여 길한 것이 된다.

③ 질산 : 상잔·천문 모두가 자빠진 것을 질산이라 한다. 이 괘는 청신할 때의 점에서는 신궁의 문이 잘 열려서 신령이 하강한 것을 의미하지만, 송신할 때의 점에서는 신령이 돌아가지 않는 것을 의미해서 불길한 것이 되고, 운수를 점칠 경우는 반길 반흉이다.

④ 군문 : 나머지 여섯 가지의 형태는 모두 군문이라 한다.

그 각각의 형태마다 해석에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대체적인 공통점은 청신할 때의 점에서는 신궁의 문이 닫혀 하강하지 못함을 의미하고, 송신할 때의 점에서는 잘 돌아간 것을 의미하며, 운수를 점칠 때는 불길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점의 해석법은 매우 복잡한 것 같으나, 정리하고 보면 천문과 상잔의 자빠짐은 문의 열림을, 그것들의 엎어짐은 문의 닫힘을 상징한다.

이 열림과 닫힘의 상태에 따라 신령의 하강여부, 귀환여부, 잡귀의 퇴산(退散)여부, 운수의 길·불길 등을 연상, 연결을 생각하는 원리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산판점 외 천문만 가지고 점을 치는 일도 있다.

바다에서 익사한 영혼을 위무하는 무혼굿 때 시체의 행방을 탐지하려고 천문을 시체의 상징으로 삼아 물그릇에 떨어뜨려 알아내는 것과, 성주풀이 때 건물의 좌향(坐向;자리의 등진 방위의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방향)의 길흉과 집터의 좋고 나쁨을 알아내려고 천문을 자석판의 상징으로 삼아 점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참고문헌

『제주도무속연구』(현용준, 집문당,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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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현용준(제주대학교,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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