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유식종(喩伽唯識宗) 철학의 골격을 이루는 학설이다.
삼성의 첫째는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이다. 본래 없는 것을 범부의 망상(妄想)으로 갖가지 추측 · 억측을 통하여 있다고 집착하게 하는 것으로, 예컨대 ‘토끼뿔’ · ‘석녀생아(石女生兒)’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토끼뿔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긴 귀를 뿔로 착각하는 경우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깨달음에 의하여 관조(觀照)된 경지가 아니라, 범부의 미망(迷妄) 때문에 있는 것처럼 잘못 판단되는 일체의 사물현상이다.
둘째는 의타기성(依他起性)이다. 만물이 인연에 의하여 생겨났다는 뜻으로, 사물은 언제나 원인과 결과에 의하여 생성소멸(生成消滅)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즉, 존재를 존재하게 한 근원이 소멸될 때 만물은 공(空)의 본질로 되돌아간다. 인연이기 때문에 무자성(無自性)임을 나타내는 유식의 철학관이다.
셋째는 원성실성(圓成實性)이다. 현상의 본체, 즉 원만하게 모든 것을 성취시키는 진실한 진여(眞如)의 경지를 가리킨다. 그것은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이며, 일체를 용납하는 사물의 본성이다. 그러나 공무(空無)라고 표현했을 때의 허무론적 관념을 타파하기 위하여 실성(實性)이라고 하였다. 이를테면 진공묘유(眞空妙有)의 근원적 진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을 유식삼성(唯識三性)이라고도 하는데, 특히 법상종(法相宗) 등에서 강조하기 때문이다. 신라의 원측(圓測)은 그의 『반야바라밀다심경찬(般若波羅蜜多心經贊)』에서 이 삼성의 입장에 서서 반야공(般若空)의 의미를 해석한 바 있다.
원측에 의하면 색즉시공(色卽是空)은 불이(不二)를 표방하는 불교의 요체(要諦)인데, 공무(空無)는 직관적으로서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증명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색(色)과 공(空)을 전술한 삼성의 입장에서 분석하였다.
변계소집적 색(色)이기 때문에 그 본질은 공이다. 왜냐하면 없는 것을 있는 듯이 착각하였기 때문이다. 또, 의타기적 색이기 때문에 공이다. 왜냐하면 인연이란 가합(假合)이며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성실성적 색 또한 공이다. 왜냐하면 공(空)이란 일어남도 일어나지 않음도 없는 그 본질의 진여 자체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의 논리로, 공을 색으로 분석하였을 때의 결론도 일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은 곧 색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삼성(三性)의 입장에서 관조된 세계는 다만 공일 뿐 아니라 진실한 유(有)가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