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 나라의 사찰 전각 안에는 대부분 주불(主佛)이 좌우보처를 거느린 삼존불의 형태로 봉안되어 있다.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신 대웅전(大雄殿)에는 일반적으로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이 협시보살로서 봉안된다.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와 만행(萬行)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이 석가모니의 지혜와 권능을 표현하는 것이다.
즉, 모든 본존불과 협시보살과의 관계는 본존불의 권능을 협시보살이 대변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또, 이 두 협시보살은 항상 서로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살피게 된다.
즉, 문수보살은 끊임없이 지혜의 빛을 발현시키면서도 보현보살의 자비로운 만행을 배우고자 힘쓰고, 보현보살은 만행을 실천하면서 문수의 지혜를 돌아보면서 그 지혜에 입각한 만행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양쪽 협시보살의 뚜렷한 장점을 하나로 완성한 분이 본존불로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석가모니불의 협시보살로는 때때로 부처님의 대표적인 제자인 가섭(迦葉)과 아난(阿難)으로 모셔지기도 하고,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과 지장보살(地藏菩薩)이 봉안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석가모니불을 불교의 교주로 삼고 있는 특별한 상황 때문이다.
또, 때로는 불국사(佛國寺)의 대웅전과 같이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미륵보살(彌勒菩薩)과 갈라보살(竭羅菩薩)을 봉안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현재불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미래불인 미륵보살, 과거불인 정광여래(定光如來)의 보살 때의 명호인 갈라보살을 함께 취하여 삼세불(三世佛)로써 삼존불을 삼은 경우이다.
또한 대적광전(大寂光殿)에는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을 중심으로 좌우에 노사나불(盧舍那佛)과 석가모니불을 봉안하게 된다. 이는 비로자나불을 법신(法身)으로 삼고 노사나불을 보신(報身), 석가모니불을 화신(化身)으로 삼는 삼신설(三身說)에 근거한 삼존불이다.
극락전(極樂殿)에는 보통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중심으로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 봉안되는 것이 통례이다. 대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이 협시로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장보살이 고통받는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권능을 가지고 있어서 지장신앙이 강해진 데 따른 변형이다.
약사전(藥師殿)에는 약사여래를 중심으로 일광(日光)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이 좌우협시로 봉안되고, 명부전(冥府殿)에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좌우협시로 봉안되며, 영산전(靈山殿)이나 응진전(應眞殿)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가섭과 아난 존자가 봉안된다.
이 밖에도 용화전(龍華殿)에는 미륵삼존불이, 관음전(觀音殿)에서는 관세음보살을 중심으로 남순동자(南詢童子)와 용왕(龍王)이 각각 보처를 대신하는 등 불교의 모든 불보살, 나아가서는 호법의 중심 신(神)들까지도 좌우 보처를 거느려서 삼존불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들은 우리 나라의 탱화나 불교의식 속에 잘 반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