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명은 마하스타마프랍파(Mahasthama-prapta)이며, 마하살타마발라발다(摩訶薩馱摩鉢羅鉢跢)라고 음역된다. ‘대세지’ 또는 ‘득대세(得大勢)’라고도 하며 줄여서 그냥 ‘세지(勢至)’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이 보살은 다른 보살들처럼 독립적으로 조성, 예배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의 경우 서방극락세계의 보처보살로서 관음보살과 함께 아미타불의 협시불(脇侍佛) 형상을 띠고 나타난다.
즉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관음보살이, 오른쪽에는 대세지보살이 수행하는 형태를 갖추게 되는데 이를 아미타삼존(阿彌陀三尊)이라고 부른다.
아미타불의 왼쪽에서 자비문(慈悲門)을 관장하는 관음보살과 함께 대세지보살은 오른쪽에서 아미타불의 지혜문(智慧門)을 상징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독특한 지혜광(智慧光)으로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을 비추어 보고 삼도팔난(三途八難)의 고통에 떨어져 허덕이는 중생들을 구원해 준다고 한다.
정토교의 경전인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는 이 보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이 보살의 몸 크기는 관음보살과 같으며 원광(圓光)을 지닌 채 온 세상을 폭넓게 비추고 있다. 머리 꼭대기의 육발(肉髮) 위에는 한 개의 보배병[寶甁]을 이고 있다. 그 외의 신체적 모습은 관음보살과 동일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아미타불의 협시로서의 대세지보살은 성관음보살의 모습과 대체로 일치하며 다만 성관음이 관발(冠髮)에 화불(化佛)을 지니고 있는데 반해, 대세지보살은 보배병을 얹고 있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이 보살의 위신력은 실로 크고 불가사의하다고 한다. 경전에 따르면 대세지보살은 발을 한번 구르면 삼천대천세계뿐만 아니라 마귀의 궁전까지 뒤흔들 정도의 힘을 지녔다고 한다.
대일경소(大日經疏)에서는 세간의 국왕과 대신(大臣)의 위력을 대세(大勢)라고 했으며 대세지보살이란 이름은 그와 같은 힘을 가진 보살이라는 뜻이다.
『관무량수경』에 묘사된 대세지보살의 모습은 그 원광면(圓光面)이 각각 125유순(由旬)이나 되며 250유순 동안 온몸의 찬란한 빛이 시방세계를 태양처럼 비추고 있는 형상이다.
몸은 자금색(紫金色)이며 인연이 있는 모든 중생은 이 보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시방세계를 훤히 비추고 있는 시방무량제불정사광명(十方無量諸佛淨紗光明)은 그 몸의 땀구멍을 통해 광채를 발한다.
그래서 대세지보살을 무변광(無邊光)이라고도 한다. 그 의미는 지혜의 빛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골고루 비춘다는 뜻이다. 삼도(三途)의 고통을 영원히 여의고 위 없는 힘을 갖추고 있는 이 보살을 대세지라고 부르게 되는 연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머리에 이고 있는 천관(天冠)에는 오백 가지의 보화가 있으며 보화 하나 하나에는 각각 오백 보대(五百寶臺)가 갖추어져 있다. 그 보대 하나하나에서 무변광이 비추어져 나온다. 머리 위의 육발은 발두마화(鉢頭摩華)와 같으며 육발 위로는 하나의 보배병이 얹혀져 있다.
이 보배병 속에는 온갖 종류의 광명이 담겨져 있으며 이로서 대세지보살은 보현불사(普現佛事)를 하는 것이다. 그 외의 나머지 모습은 관세음보살상과 거의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