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람신(守伽藍神)·호가람신(護伽藍神)·사신(寺神)이라고도 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황룡사의 호법룡(護法龍)은 범왕(梵王)의 명으로 절을 수호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통도사에 있던 독룡도 회개하여 가람신이 되었다고 한다.
또, 경주 남산의 천룡사(天龍寺)는 신라말에 파괴되었다가 고려시대에 최제안(崔齊顔)이 중건하고 석가만일도량(釋迦萬日道場)을 설치하였으며, 최제안은 죽어서 절을 지키는 신이 되어 많은 영이(靈異)를 남겼다고 한다.
고려시대 이후에는 사찰 안에 신중단(神衆壇)이 설치되고 신중탱화가 봉안되었으며, 가람신도 매우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사찰의 입구를 지키는 금강역사(金剛力士)를 비롯하여 사천왕·제석천(帝釋天)·대범천(大梵天) 등은 대표적인 가람신으로 등장하였고, 조선시대에는 민간적인 신앙이 강했던 산신(山神)도 가람의 수호신으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화엄종에서는 화엄신중들을 가람신으로 채택하였는데, 화엄사상이 깊이 뿌리를 내렸던 우리 나라에서는 화엄신중을 대표적인 가람신으로 삼고 있다. 이와 같은 가람신의 숭배 성향은 풍수지리와도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으며, 오래된 사찰에는 가람신과 관련된 많은 일화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