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천연기념물 제350호. 검은돈은 남한의 표준어로 검은담비라고 한다. 이 검은담비를 보호하는 구역은 그 동북 방향에 남포태산(南胞胎山, 2,435m)이 솟아 있으며, 높고 낮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산세가 매우 험하며 분비나무·가문비나무·종비나무·이깔나무 등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표고 1,600m 아래에는 침엽수와 사시나무·자작나무(봇나무)·털눈마가목 따위의 활엽수가 혼성림을 이루고 있다. 또한, 매저지나무·땃들죽나무(월귤나무)·까치밤나무 따위의 관목과 벼과·사초과·콩과 등의 초본식물도 자라고 있다.
포유동물로는 백두산사슴·우수리사슴·노루·사향노루·불곰·멧돼지·여우·오소리·대륙목도리담비(북한명 산달)·족제비·멧토끼·우는토끼(북한명 쥐토끼)·다람쥐·쥐류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서식한다.
검은담비는 흑초(黑貂)라는 이름으로 오랜 옛날부터 알려져 왔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초(貂)는 함경도, 평안도의 토산물이었던바 이것은 대부분 검은담비였으리라고 짐작된다. 1920년대 중반의 조사에 따르면 검은담비의 분포가 한국의 북부와 중부였기 때문이다.
검은담비의 모피는 잘 또는 돈피라고 하여 그 질이 매우 좋은 귀중품이어서 왕실에 진상하여 왔었으며, 그 한 마리의 값은 황소 한 마리의 값이었다고 한다.
검은담비는 생김새가 족제비와 비슷하며, 크기는 고양이의 작은 종류 정도이나 몸체가 가늘고 길다. 다리는 고양이보다 짧고 꼬리는 푸석하다. 머리는 주둥이 쪽으로 점차 좁아졌고 코는 뾰족하며 귀는 매우 크고 삼각형이다. 털은 길고 촘촘하며 보드랍고, 그 빛깔은 연한 황갈색에서부터 흑색까지 있으며 꼬리 끝은 암색이다.
주로 야행성이고, 봄·여름에는 밤낮 활동한다. 주로 땅 위에서 살며 나무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겨울이 되면 암컷은 동굴을 찾아 그곳을 근거로 활동하며, 봄이 되면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새끼들은 9월경에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식성은 잡식성이며, 여름에는 들쥐·다람쥐·청서·하늘다람쥐·멧토끼 따위를, 가을에는 머루·잣 및 기타 여러 가지 열매를 잘 먹고, 겨울에는 들꿩·멧닭 따위의 야생 조류를 주로 먹는다.